[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롯데 자이언츠 안방마님 강민호가 42일 만에 손맛을 봤다. 기다리던 한 방이 터졌다. 김시진 롯데 감독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팀의 주전포수 겸 4번타자를 맡고 있는 강민호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강민호가 5월 이후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김시진 감독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강민호는 4월 타율 0.139, 2타점에 그치며 극도로 부진했다. 5월에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포함해 타율 0.321, 20타점으로 껑충 뛰었다. 6월에도 타율 0.254로 타격감을 유지하며 23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2호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달 12일 LG전 이후 42일 만에 나온 홈런포다. 시즌 타율도 0.261을 기록하며 예년 평균을 찾아가고 있다.
강민호는 사실 타격 욕심을 버린 상태다. 강민호는 “방망이가 안되면 수비라도 해야죠”라며 “그래도 요즘은 방망이가 좀 맞아서 행복해요”라고 활짝 웃어 보였다. 대신 강민호는 수비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도루저지율 0.377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김시진 감독도 “이제 민호는 수비형 포수다. 도루저지율을 타율로 따지면 안되나?”라며 농을 던지면서도 “롯데가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은 수비 안정화 덕분”이라고 강민호의 안정된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농담에서 은근히 강민호의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도 엿볼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세밀한 야구로 변했다. 확실한 거포가 사라진 탓도 있지만,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의 지론 영향도 크다. 강민호를 비롯해 유망주 김대우의 홈런이 잠잠해도 크게 아쉬움을 나타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감독은 최근 홈런이 터지기 시작한 것에 대해 “홈런이 많이 나오면 당연히 좋은 일이다. 작전 없이 눈을 감고도 이길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 않나”라고 했다.
하지만 홈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 감독은 “홈런으로 이기는 경기는 절대 오래가지 않는다. 홈런이 터지지 않으면 답이 없다”며 “투수와 야수 입장에서도 데미지가 큰 건 연속 안타다. 홈런 한 방도 싫겠지만, 안타 3, 4개가 연속으로 나오는 것이 더 맥을 빠지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타석에서 끈질기게 승부하는 세밀한 야구로 상대를 괴롭히면서 결정적일 때 한 방이 터지는 절묘한 조화의 야구를 꿈꾸고 있다.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선 큰 거 한 방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빠른 공격보다 볼넷을 얻어내는 것도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롯데에서 강민호의 한 방은 의미가 다르다. 상대 팀이
롯데는 33승27패2무로 전체 5위에 올라있다. 4위 KIA(33승25패1무)와는 1경기차, 단독 선두 삼성(35승22패2무)과도 3.5경기차에 불과하다. 휴식기를 앞둔 롯데는 NC와의 주중 3연전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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