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임성일 기자] 다른 포지션에 비해 흔들림 없는 ‘벽’의 느낌이 강했던 골키퍼 포지션에 도전장을 낸 김승규의 각오는 다부졌다. 긴장도 되지만 의욕도 넘친다고 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대한민국 대표팀의 No.1 수문장 자리를 유지하던 정성룡의 자리를 넘보고 있는 김승규 골키퍼의 각오다.
오는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페루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12일 소집돼 첫 훈련을 실시했다.
정성룡의 벽에 도전하는 김승규의 각오는 다부졌다. 욕심도 있고 자신감도 있었다. 홍명보 감독에게 자신의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 MK스포츠 DB |
적어도 아직까지 정성룡의 입지는 탄탄하다. 23명의 소집 선수들 중 22명을 실전에서 실험했던 동아시안컵에서 변함없던 ‘유일한 1인’도 정성룡이었다. 하지만 김승규의 상승세를 생각하면 이번 페루전은 달라질 공산이 적잖다. 김영광을 제치고 울산의 주전 수문장이 된 김승규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주전 골키퍼들 중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12일 대표팀 첫 훈련에 임하던 김승규 역시 다부진 의지를 전했다. 김승규는 “여기저기서 좋은 조언을 많이 해줘서 과분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는 말로 경쟁에 뛰어든 각오를 전했다.
김승규는 과거 올림픽대표팀 시절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런던행 비행기에는 오르지 못했다. 직접적인 이유라고 말하기는 곤란하나, 어쨌든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정성룡 골키퍼에 밀린 모양새였다. 따라서 이번 도전은 김승규에게 또 남다르다.
김승규는 일단 홍명보 감독에게 부름을 받은 것에 의미를 뒀다. 그는 “다시 불러주신 만큼 다시 평가받고 싶다. 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다부진 뜻을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대표팀에 부름을 받았을 때는 늘 경기에 잘 출전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에 많이 나가고 있어서 자신감이 있다”는 말로 에둘러 자신감을 드러냈다.
울산에서 늘 김영광의 그늘에 가려 백업에 그쳤을 때 대표팀에 발탁됐던 것을 에둘러 설명한 것
김승규는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님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는 말로 페루전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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