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경험의 차이는 컸다. 충분한 준비 기간과 체력적 우위의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의 가을 DNA에 무릎을 꿇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 축제를 즐기지도 못하고 무너졌다. 13년 만의 잠실더비 설욕에 실패한 쓰라린 플레이오프 탈락. 한국시리즈와 맞바꾼 경험의 가치는 컸다.
LG는 지난 20일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화려한 비상과 처절한 추락을 동시에 맛봤다. 페넌트레이스 돌풍을 일으킨 LG는 1994년 신바람 야구의 향수를 일으키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직행(정규시즌 2위)을 이뤄냈다. ‘유광점퍼’ 신드롬이 일어날 정도로 LG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최고 흥행 카드였다.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을 눈앞에 둔 LG 트윈스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힘없이 팀의 패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LG의 2차전을 제외한 포스트시즌 경기력은 낙제점이었다.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은 바짝 긴장해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경험이 있던 베테랑들마저 잦은 실책과 타격 부진으로 든든한 지원을 해내지 못했다. 막강했던 마운드도 힘을 잃고 흔들렸다. 실책으로 시작해 실책으로 끝난 5일간의 짧은 포스트시즌이었다.
LG의 올 시즌 성공 요인은 신구, 투타의 완벽한 조화였다. 타선에서는 김용의, 정의윤, 오지환,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했고, 이병규(9번),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이병규(7번) 등 꾸준했던 베테랑들의 해결 본능과 뒷심이 든든했다.
선발과 불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류제국, 우규민, 이동현, 임정우, 임찬규 등 국내 선수들을 재발견할 수 있는 시즌을 만들었다.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레다메스 리즈의 성장도 값진 성과다. 불안했던 안방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포수 현재윤, 윤요섭, 최경철의 수확이 있었다.
LG의 정규시즌 2위 비결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꾼 것이었다. 모래알이었던 조직력도 끈끈하게 바꿨고, 부족했던 뒷심도 정규시즌 마지막 최종전에서 입증했 듯 탈바꿈했다.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소득을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준 팀워크”로 꼽았다. 약점을 서로 보완한 팀 야구 덕분에 약점이 강점처럼 가려진 것이다.
LG 트윈스는 포스트시즌에서 극과 극의 경기력으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김승진 기자 |
LG는 정규시즌을 통해 가능성을 봤고 자신감을 얻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좌절을 통해 값진 경험도 쌓았다. 이젠 ‘초짜’가 아니다. 김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많이 느꼈을 것이다. 선수들이 왜 중요한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지 경험으로 알았을 것이다. 경험을 통해 느꼈다는 것이 소득이다”라고 했다.
LG는 10월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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