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유럽예선을 1위로 통과한 FIFA 랭킹 7위 스위스와의 7년 만의 리턴매치를 앞두고 홍명보호가 진지해졌다.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인 만큼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선사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이는 장면들이 여럿이다.
결전의 날이 밝았다. 2013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A매치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상대는 스위스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우리에게 0-2 아픔을 준 팀이고, 이 패배로 당시 한국은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현재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강호로 평가되는 팀이라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유럽의 강호 스위스와의 대결을 앞두고 홍명보호가 진지해졌다. 훈련장에 작전판이 등장했고 비공개 세트피스 훈련이 실시됐다. 실전모드다. 사진= MK스포츠 DB |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 공식회견에서 “유럽예선을 통해 지켜본 스위스는 빈틈이 없을 정도로 수비력이 탄탄하다. 우리 공격수들이 그 벽을 뚫어낼 수 있을지 흥미롭다”는 말로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수비력만 돋보이는 게 아니다. 홍 감독은 “수비수들에게도 좋은 실험이 될 것이다. 스위스는 단단하게 막아낸 이후의 카운트어택이 뛰어나다. 강력한 역습을 막아낼 수 있는지도 관건”이라는 관전포인트를 전했다.
구체적으로 “공격은 원활한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나왔으면 좋겠다. 찬스를 만드는 과정이 지난 경기들보다 나아져야한다. 강팀을 만났을 때도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좋아야한다”는 말로 공격수들에게 주문했고 수비수들에게는 “계속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을 하고 있다. 스위스는 세트플레이가 매우 뛰어난 팀이다. 이번에는 무실점을 기대한다”는 바람과 함께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훈련을 통해 드러냈다.
소집 이틀째였던 지난 14일, 본격적인 첫 훈련에 앞서 홍명보 감독은 이례적으로 작전판을 활용했다. 축구 감독이 선수들의 기본적인 위치를 잡고 전술적 움직임을 설명하는 작전판을 가지고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것이 특별할 것은 없으나, 국가대표팀에서 그것도 실내 미팅이 아닌 야외 훈련에서 활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7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훈련장에 작전판을 가지고 나온 것은 처음이다.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한 채 작전판을 펼쳐든 홍명보 감독은 열성적인 목소리로 선수들의 기본적인 위치부터 하나하나 세심하게 지시했다. 큰 그림 속에서 선수들에게 방향 정도를 제시했던 이전 경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단순히 평가전을 통해 우리의 위치를 점검하겠다는 뜻을 넘어 해당 경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이 포함된 변화다.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에는 철저한 보안 속에 세트피스 훈련에 집중했다. 세트피스 공격 훈련이 아닌 세트피스 수비 훈련이 많았다. 말리, 브라질, 크로아티아 등 최근 경기에서 홍명보호는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했다. 부임 후 내내 수비조직력을 강조했고, 현역시절 최고의 수비수였던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게다 스위스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력이
작전판을 펼쳐놓고 지시를 할 때도, 집중적인 패턴 플레이를 연습할 때도 축구협회 직원들을 동원해 언론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정보유출 방지라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그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임하겠다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홍명보호는 지금 자못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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