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일본, 가고시마) 표권향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이성열(29)이 고된 훈련 속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다. 야구가 재미있어 하루하루 웃는다고 했다.
이성열은 지난달 30일부터 일본 가고시마에 차려진 마무리 훈련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참 선수로서 팀을 이끌고 있는 이성열에게 새로운 역할도 주어졌다. 서울 목동구장에서 보강 및 재활훈련을 하고 있는 주장 이택근을 대신해 이성열이 현지에서의 주장 완장을 찼다.
이성열은 서울에 남은 이택근을 대신해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조 주장을 맡았다. 사진(일본, 가고시마)=옥영화 기자 |
빡빡한 훈련 일정으로 지칠 법도 하다. 그 가운데에서도 주장으로서 앞장서야 했기에 부담감도 더했다. 그러나 이성열은 “선수들에게 ‘나는 주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책임자라고 했다”라며 “다들 힘들기에 다그치지 않는다. 내 몫은 먼저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도 더 잘 가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내년 시즌이 끝나면 이성열은 프로데뷔 11년 만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에 이성열은 “내가 FA 선수가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 최정(SK) 기사를 읽다가 내 이야기가 한 줄 적혀있는 것을 보고 알았다”라며 “좋은 목표가 생겼다. 욕심 아닌 욕심으로 올해보다 넥센 선수로서 자리를 잡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성열은 마무리 훈련을 통해 타격폼을 수정했다. 큰 스윙을 줄이기 위해 방망이를 짧게 잡아 정확성을 높였다. “허문회 타격코치님의 지도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서로 대화를 하며 내게 필요한 조건을 채우고 있다. 코치님을 믿고 따라가니 의심이 안 들어 오히려 심적으로 편하다”라고 전했다. 타구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이성열은 “내용에 얽매이면 못 받아들이는데, 코치님에게 건의한 내용이 다 잘 맞아 훈련이 즐겁다. 도전정신을 가지고 이 감각을 유지해 스프링캠프 때까지 이어가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수비 훈련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수비와 타격 훈련 비율을 5:5로 잡은 이성열은 “지금까지 해 온 야구에 조금 변화를 가졌다. 한 가지 보다 두 가지를 하는 것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더 활발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이성열은 “지금까지 외부에서 우리 팀을 약하게 봤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라며 “예전 넥센에 대한 의식을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이성열은 현지에서 함께 마무리 훈련 중인 신인선수들을 보면서 자신의 프로데뷔 시절을 떠올렸다고 한다. 신인의 자세로 돌아간 이성열의 각오는 팀 분위기를 바꿨고, FA에 대한 목표로 자신감이 불타올랐다. 내년 이성열의 새로운 야구가 넥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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