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없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동환(26‧LG 트윈스)은 상기된 얼굴로 뛰어다녔다. 올해는 뭔가 느낌이 왔다는 표정. 불펜 피칭을 마친 뒤 그가 던진 말 속에는 ‘기회’라는 두 글자가 엿보였다.
그는 2009년 신인 2차 2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2년간 1군에 흔적만 겨우 남긴 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했다. 2013년 팀에 돌아왔으나 자리는 없었다. 지난해 단 1경기 등판한 것이 끝이다.
↑ LG 트윈스 우완투수 최동환이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스프링캠프장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LG는 이번 캠프서 젊은 투수들을 대거 합류시키며 ‘대놓고’ 키우고 있다. 또 우규민과 류제국 등 토종 원투펀치가 지난해 수술 후 재활로 시즌 초반 합류가 불투명한 상태다. 신정락도 군 입대로 팀을 떠났다.
양상문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직접 보고 놀란 몇 명의 젊은 투수들이 있다고 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최동환이다. 양 감독은 “직접 확인을 해보니 내가 알고 있던 최동환이 아니었다. 신기할 정도로 갑자기 제구가 좋아졌다”고 귀띔했다.
최동환은 직구 구속 150㎞를 넘나드는 우완 강속구 투수다. 문제는 단조로운 구질과 잡히지 않은 제구력이었다. 그런데 양 감독이 확 달라진 제구력에 놀랐다. 좌완 기대주 임지섭(20)과 함께 미래의 좌-우 원투펀치에 대한 기대감이 캠프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간절했다. 그는 “내 나이가 어느새 스물일곱이 됐다. 그런데 아직 보여준 것이 없다. 이젠 잘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마음가짐이나 각오는 똑같다. 잘해야 한다는 것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올해는 여기에 자신감을 더했다. 그는 “직구 구속은 149㎞까지 나왔는데 그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제구력에만 초
LG의 막강한 마운드에 무서운 경쟁자가 또 한 명 늘었다. 최동환은 “올해는 기회를 잡고 싶다”며 입꼬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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