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흐름이 변한 건 보름 전이다. 지난 7일, 그 날 이후 많은 게 바뀌었다. KIA는 8월 첫 위기를 극복한 뒤 SK를 따돌리더니 한화마저 제쳤다.
간극은 예상 외로 벌어졌다. 승차는 각각 1.5경기와 2.5경기다. 보름 전 0.5경기와 1경기 뒤처졌던 걸 고려하면, KIA는 짧은 기간 엄청난 페이스를 자랑했다.
하지만 한화와 SK의 추락이 더 큰 문제였다. 한화는 4연승 뒤 시즌 최다인 7연패 늪에 빠졌으며, SK도 2승을 추가하는 동안 3연패와 5연패를 경험했다. 지난 21일 연패를 끊었지만.
세 팀의 희비를 가른 건 마운드의 힘. SK는 지난 8일 kt전 이후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11경기에서 70실점(경기당 평균 6.36실점)을 했다. 그나마 최근 들어 5실점 이하로 막고 있는데, 타선이 뒷받침되지 않은 게 많았다.
↑ KIA는 지난 7일 광주 kt전에서 윤석민이 무너졌다. 하지만 그 이후 불펜은 철옹성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흥미로운 건 KIA의 마운드다. 지난 7일까지만 해도 KIA는 많은 게 불안했다. 3연패 사슬도 가까스로 끊었다. 4-2로 앞서다 마무리 윤석민이 시즌 다섯 번째 블론세이브를 하며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믿었던’ 불펜은 3일 연속 무너졌다. 최영필을 시작으로 김광수, 윤석민이 차례로 고개를 숙였다. 허리가 아팠다. 이 때문에 에반 믹을 선발에서 다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야 했다.
하지만 KIA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kt를 꺾고 연패를 탈출한 뒤 ‘믿기지 않는’ 질주를 펼쳤다. 엄청난 속도감 속에서도 안정감을 자랑했다.
그 힘은 투수력. KIA는 11경기에서 28실점만 했다. 지난 21일 롯데에게 9실점을 했으니 그 전까지 경기당 평균 2실점이 채 안 됐다. 한화, SK는 물론 다른 팀과 비교해도 높디높은 마운드였다.
특히, 불펜의 공이 컸다. 미운 오리 같이 화려한 변신이다. 말썽 많고 불안했던 불펜은 가장 강력한 힘이 됐다. 지난 21일 경기에서도 8점을 내준 건 김병현이었다. 평소보다 늦은 투수 교체 타이밍이었다.
불펜은 36⅓이닝 동안 10실점(8자책) 밖에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1.98에 불과했다. 동점을 허용하거나 리드를 뺏긴 건 한 번도 없었다. 철벽 불펜이다. 그 덕에 승부수를 띄
뒤바뀐 강점이다. 시즌 초중반만 해도 불펜은 한화와 SK가 가진 최대 무기였다. KIA는 아슬아슬했다. 그러나 기막힌 반전이다. 그리고 이제는 KIA가 가장 자신있게 내밀 수 있는 ‘하나’가 됐다. 선발보다 더 듬직한 불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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