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유서근 기자] 올 시즌 남녀 프로배구의 트렌드는 현대캐피탈과 현대건설이 추구하는 ‘스피드배구’와 ‘토털배구’로 나뉜다.
지난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현대건설은 완벽에 가까운 스피드·토털배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뒀고, 현대건설은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3-1로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
↑ 올 시즌 스피드배구를 구사하며 V리그 남자배구 흥행몰이에 나선 현대캐피탈. 사진=(수원) 천정환 기자 |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이 밝힌 ‘스피드배구’의 완성체가 가까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2년차 세터 노재욱의 완벽한 경기 운영과 토스워크 아래 문성민은 양 팀 최다인 19점을 몰아치는 동안 공격 성공률 70.83%에 범실도 단 3개에 불과했다.
올 시즌 유일한 레프트 용병인 오레올도 리시브 부담 속에서도 블로킹 3개 포함해 18점을 몰아쳤다. 공격 성공률 역시 75%에 달했다.
스피드배구를 내세운 최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만큼은 완벽했다. 선수들의 배구 이해도가 많이 올라온 것 같다”면서 “패턴을 정해놓지 않았다. 기준을 세우면 선수들의 생각이 고정되기 때문이다. 오늘 노재욱와 문성민이 보여준 다양한 공격패턴도 두 선수가 만든 것이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대건설도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진정한 ‘팀워크’ 플레이를 구사했다. 용병 에밀리, 양효진, 황연주로 이뤄진 삼각편대가 팀의 공격을 책임졌지만 드러나지 않게 모든 선수들이 제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수비형 레프트 정미선은 리베로 김연견과 함께 리시브와 디그 등 철통같은 수비를 책임졌다. 조커로 투입된 한유미 역시 블로킹 1개 포함해 6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세터 염혜선과 이다영도 번갈아 코트에 들어와 공격수들을 두루 살려냈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했다.
↑ 팀 전원을 모두 활용하는 토털배구로 성적은 물론 흥행몰이에 나선 현대건설. 사진=(수원) 천정환 기자 |
올 시즌 프로배구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스피드배구와 토털배구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조화’다.
최태웅 감독은 “스피드 배구가 단지 다른 팀에 비해 빠른 배구가 결코 아니다. 6명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다”이라고 스피드배구에 대해 정의를 내렸다.
양철호 감독 역시 “올 시즌 현대건설의 배구가 훨씬 더 마음에 든다. 토종 선수들을 두루 활용하고 모두 살려내는 팀 위주의 배구를 앞으로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3연승 중인 현대캐피탈과 현대건설은 각각 4승1
여기에 팀 전체가 하모니를 이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면서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스피드배구’와 ‘토털배구’의 재미에 배구팬들의 눈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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