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지난 11일 넥센이 kt에 3-2로 앞선 9회, 넥센의 4번째 투수 김세현이 등판했다. 이틀 연속 호출. 그러나 이날 마운드에 오르는 김세현의 마음은 뜨겁게 타올랐다.
김세현은 전날 경기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못 잡으며 1점차 리드를 못 지켰다.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 김세현은 미안했다. 넥센은 그날 연장 12회까지 간 끝에 4-6으로 졌다. 팀 패배에 불펜 부하까지 따랐다. 41구를 던진 김택형에겐 주말 휴식 명령이 떨어졌다.
게다가 넥센은 연패 중이었다. 창원에서 NC에게 3경기를 모두 내줬다. 연패를 끊어야 했건만, 오히려 연패는 4경기로 늘었다. 11일에도 블론세이브를 할 경우 넥센의 연패는 더욱 길어질 터. 더욱이 잡을 경기를 이틀 연속 놓치니 팀 분위기는 더욱 최악이 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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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김세현은 지난 10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으나 11일에는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세현은 10일 2사 후 안타, 도루, 안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런데 11일 경기에도 쉬운 승부는 없었다. kt 타자들은 김세현의 공을 쳤다. 파울이라도.
김세현은 “전날 내가 블론세이브를 해서 그런지, kt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난 힘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커트를 당했다.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승부욕을 불태웠다”라고 말했다. 독하게 마음먹은 그는 누구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공 13개로 이닝 종료. 탈삼진도 2개였다.
16번째 세이브를 올린 김세현은 이 부문 2위로 올라섰다. 세이브 기록이 늘수록 부담감과 책임감이 커진다. 김세현은 “마무리투수로서 적응은 됐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부담이 커진다. 넥센의 수호신으로 제 역할을 해야 하면서 ‘내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세현은 8회 등판 시 성적이 좋지 않다. 위기의 순간, 긴급 호출을 받았으나 8회 피안타율이 0.643에 이른다. 이를 고려해 염경엽 감독은 “김세현을 당분간 1이닝만 던지게 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팀과 개인을 위한 배려이자 결정이다.
김세현은 “8회 등판 성적이 좋지 않은 걸 알고 있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마무리투수로서 첫 해다. 이렇게 하면서 배워가는 과정이다. (팀이 필요로 하면)8회 등판도 괜찮다”라고 전했다.
3위 자리를 지켜야 하는 넥센은 12일 kt와 맞붙는다. 4승 4패로 팽팽한 대결. 넥센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김세현
김세현의 시즌 3연투는 한 번도 없었다. 김세현은 “팀도 좋지 않은데 상황이 주어지면 나가 공을 던져야 한다”라며 “힘들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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