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 대표 실형 이유 “애초 주식 양도 의사 없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이상철 기자]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8년 구형보다 형량이 낮지만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의 이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의 실형이 선고되자, 법정에 자리한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이 대표 또한 침통한 표정이었다.

↑ 이장석 서울 히어로즈 대표이사. 사진=MK스포츠 DB

이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실형이 선고될 정도로 재판부는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를 기소한 이는 10년 전 재정난을 겪던 히어로즈에 20억원을 투자했던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2012년 대한상사중재원 판결로 주식 16만4000주를 양도 받아야 하나 이 대표는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하며 이 문제를 장기화했다. 구단 보유 주식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손해배상액(28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기각됐다. 홍 회장도 주식 양도만을 희망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홍 회장에게 애초 주식을 양도할 의사가 없다며 사기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당시 재정 상황 및 자금 계획을 고려할 때 투자가 불가피했다. 이후 다른 투자를 받으면서도 경영권이 위험해질 것을 고려해 피해자(홍 회장)에게 지분 양보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후 중재 판정 등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주식을 양도하지 않은 점을 비춰 주식을 양도할 의사가 없음을 인정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횡령 및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이 대표는 2010년 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야구장 내 매점 임대보증금 반환 등에 관해 장부를 조작해 회삿돈을 개인 비자금으로 쓴 혐의를 받았다. 또한, 회사 정관을 어기고 인센티브를 받아냈으며 상품권 환전 방식으로 수십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회사의 상당한 금액을 횡령했다. 정관 등 지급 기준에도 위배됐다. 자금 반출 및 회계 과정에 대한 경위 등 자금 설명도 일치하지 않다. 인센티브 명목 또한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해 이용했다. 이를 개인 금고에 두면서 필요 이상으로 지출했다.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판단했으며 일방적 지시로 진행된 부분이 있다”라며 불법행위에 대해 알렸다.
재판부는 일부 혐의에 대해 죄를 묻지 않았으나 각 업무상 유죄가 인정돼 무죄를 따로 선고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실형 선고 이유에 대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면서 홍 회장의 20억원을 갈취하고 장기간 48억원을 횡령했다. 또한 인센티브도 소급 적용하는 등 혐의가 인정된다”라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공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비롯해 주주들도 엄벌을 요구했다. 따라서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일주일 내 항소할 수 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