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순항 중인 LG 트윈스 선발로테이션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좋은 쪽으로 해석하자면 최근 나쁘지 않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가 될 터.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명 오래 갈 일이 아니다. 헨리 소사(32)와 LG의 등판일정 조정이야기다.
당초 순서대로라면 25일 수원 kt전에 등판해야하는 소사가 하루 먼저인 24일 잠실 NC전에 등판하게 됐다. 지난 19일 잠실 한화전에 등판했던 소사로서는 4일 휴식 후 등판을 하게 된 것. 자연스럽게 18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로 나섰던 김대현은 평균보다 하루 더 많은 6일을 쉬고 25일 경기에 나선다.
↑ LG 헨리 소사(사진)가 등판일정을 하루 앞당겨 24일 잠실 NC전에 선발로 나선다. 사진=MK스포츠 DB |
성적을 보면 소사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법하다. 2017년 1패 평균자책점 18.00, 2016년 1패 8.10, 2015년 1패 9.95. 소사는 LG 이적 후 수원서 승리가 없고 설상가상으로 내용이 매우 좋지 못했다. 좋았던 흐름이 수원을 기점으로 확 내려앉은 적도 있다. 지난 몇 년간 보다 구위가 훨씬 좋아진 올 시즌 소사임에도 부담과 어려움을 갖게 된 이유다. 소사하면 장수외인, 굴비 등이 떠오르는만큼 반대로 수원악연이 자연스럽게 따라다닌다. 이번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순항하고 있는 소사로서는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데 이 타이밍에 수원 등판은 여러모로 꺼림칙하다.
코칭스태프도 소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정을 조정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동시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거듭 “스스로 (수원징크스를) 이겨내야하는데...”라고 반복하며 사령탑으로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향후 또 다시 소사가 수원 일정에 나서야 하게 될 경우에 대해서도 “그땐 던져야한다. 본인이 이겨내야한다”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소사는 현재 단연 LG의 에이스다. LG에서 4년째, KBO리그 전체로서는 7년째 뛰고 있는 명실상부 베테랑 외인투수다. 특히 올해는 이전 어떤 해보다 더 좋은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LG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미를 잘 알기에 류 감독은 소사의 소위 수원징크스에 대해 이겨내야 할 대상이라 단정 지은 것. 최근 페이스가 워낙 좋고 비교적 시즌 초반이기에 이번에는 요청을 받아들이지만 앞으로는 다른 선택을 할 것임을 말과 표정으로 강조했다. 일 년에 8번 경기하는 수원 원정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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