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언제까지 무책임한 리더십을 지켜봐야 할까. 정운찬 총재 부임 후 1년 만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최근 사무총장 교체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KBO는 지난 8일 전격적인 사무총장 교체를 발표했다. 지난해 초 정 총재 부임 후 취임했던 장윤호 총장이 1년 만에 물러나고, KBO마케팅 자회사인 KBOP 류대환 대표이사가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장 전 총장은 총재특별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류 신임 총장은 1990년부터 KBO에서 근무한 야구행정 전문가다. KBO 직원 출신으로는 이상일, 양해영 전 총장에 이어 세 번째 내부 승진 케이스다.
다만 급작스런 사무총장 교체 배경이 논란이다. 물론 과거에도 KBO총재 임기 중 사무총장이 교체된 사례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야구계 안팎의 분위기가 다르다.
↑ 12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8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이 벌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정운찬 총재와 장윤호 총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이번 사무총장 배경을 두고 야구계에서는 결국 정운찬 총재의 무책임한 일처리 사례가 하나 더 추가됐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정 총재와 장 전 총장은 한 배를 탄 운명이었기 때문이다. 정 총재가 2017년 연말 새로운 총재로 내정됐을 때 화두 중 하나가 과연 누가 사무총장에 오르냐였다. KBO사무총장은 사무국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 총재와의 호흡이 중요한 자리다. 당시에도 KBO 내부 승진이냐, 외부인사 수혈이냐로 말이 많았다. 서울대 총장, 국무총리 출신인 정 총재는 KBO와 직접적인 연은 없다. 야구를 좋아하는 거물이라는 점이 신임 총재로 추대된 케이스다. 이런 점에서 사무총장도 외부인사 수혈 쪽으로 기울었고, 언론인 출신인 장 전 총장이 추전됐다. 류대환 신임 사무총장은 당시 KBO 사무차장으로 유력한 총장 후보 중 하나였지만, 사무국 운영과 마케팅 분리 차원에서 사무총장이 겸직하던 KBOP 대표이사를 전담하게 했다.
KBO를 이끄는 총재와 사무총장 모두 외부인사가 앉았다는 점은 프로야구의 산적한 현안을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운찬 총재는 무능했다. 큰소리쳤던 FA 등급제 도입, 수익구조 개편, 통합 마케팅 추진 등 여러 제도 개선은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논란만 급증했다. 정 총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문제로 야구계가 비난을 받을 때 뒤로 숨는 듯한 태도까지 보여, 야구인들에게 좌절과 공분만 안겼다. 이는 지난해 11월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이 사퇴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정 총재와 장 전 총장의 사이가 멀어졌다는 분석이다. 정 총재에 대한 불신과 “그만둬야 한다”는 야구인 사이의 여론이 팽배해지던 시점이기도 하다. 한 야구계 인사는 “장 전 총장이 총알받이 역할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이번 사무총장 교체를 두고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꼬리짜르기’라는 시선도 있다.
정운찬 총재 취임 후 바람 잘 날 없는 KBO다. KBO는 류 신임 총장 선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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