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타일러 윌슨(30)은 위기의 LG를 구할 수 있을까. 냉정히 말하면 윌슨이 강판한 뒤가 관건이다.
12일 현재 5위 NC와 4.5경기, 6위 kt와 8경기 승차로 4위에 있는 LG는 위급하다. 12일 잠실 삼성전에서 3-6 역전패를 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최근 6경기 성적표는 1승 5패다.
지난해 충격적인 후반기 추락을 경험한 터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필 미끄러지는 타이밍도 좋지 않다. 전반기 막바지 삼성, SK를 차례로 만나는 데다 LG의 경기력도 좋지 않다.
↑ ‘윌슨, 너는 믿겠는데 그 뒤는...’ 윌슨이 삼성전에 등판한 날, LG 불펜은 선발투수보다 더 많은 실점을 했다. 사진=옥영화 기자 |
LG는 최근 6경기에서 47실점을 했다. 경기당 평균 7.8실점이다. 이 기간 최소 실점 경기도 6점(5일 광주 KIA전·12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LG의 평균자책점 7.10이었다. 10개 팀 중 마운드의 높이가 가장 낮았다.
LG는 13일 잠실 삼성전에 윌슨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가장 자신 있는 에이스 카드다. 윌슨은 12일 현재 19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윌슨도 최근 들어 삐걱거리고 있다. 6월 25일 잠실 SK전 이후 3경기 평균자책점이 6.88(17이닝 14실점 13자책)이다. 6실점만 두 차례였다. 1점대(1.94)였던 평균자책점이 폭등했다.
윌슨은 삼성에 강한 편이었다. LG가 믿는 구석이다. 윌슨은 통산 여섯 차례 삼성전에 나가 4승 평균자책점 1.81(39⅔이닝 12실점 8자책)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따져봐야 할 게 있다. 6경기 중 LG가 마음 편하게 웃은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나마 4월 27일 대구 경기(8-0 승) 정도다. 2018년 6월 9일 대구 경기에서도 6-0으로 이겼으나 7회까지 스코어는 0-0이었다.
LG가 윌슨이 등판한 삼성전에서 이긴 건 4번이었다. 윌슨이 승리를 놓친 경기는 다 졌다. 윌슨은 매번 리드한 상황에 강판했다. 불펜의 방화였다.
윌슨이 등판한 삼성전에서 LG 불펜은 13실점을 기록했다. 윌슨의 실점(12)보다 많았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7.54(14⅓이닝 13실점 12자책)다. 윌슨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뒤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게 2번에 불과했다.
LG 불펜이 최근 이상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LG는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3.05로 1위다. 그러나 최근 6경기에서는 5.40으로 가장 나쁘다.
12일 경기에서도 3-3 상황에서 등판한 불펜이 3실점을 했다. 7회 2루수 정주현이 송구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했지만 정우영이 2사 후 안타,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삼성이 윌슨 등판 경기에서 승리한 건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한 장소는 모두 잠실구장이었다. 윌슨이 잠실에서 삼성을 상대한 것은 딱 2번이었다. LG의 악몽은 되풀이될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