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위험한 도박’이 결국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채권단과 극적으로 합의한 구제금융안이 의회를 통과했지만 치프라스 총리의 ‘긴축없는 복지부활’ 약속에 표를 던졌던 국민들이 분노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치프라스의 배신에 화난 그들은 방화와 폭력도 불사하고 있다. 포퓰리즘을 무기로 한 ‘배신의 정치’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새벽 그리스 의회는 부가가치세 인상과 연금 삭감, 통계청 독립성 강화, 재정 지출 자동삭감 등 채권단이 요구한 새 구제금융안 관련 4개 긴축재정 법안을 전체 의원 300명 가운데 229명이 찬성해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프랑스 하원은 같은 날 찬성 412표, 반대 69표로 구제금융 합의안을 가결했다. 이로서 오는 17일로 예정된 독일 의회에서 구제금융안이 의결될 경우, 곧바로 긴급자금 등 그리스 구제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처럼 구제금융에는 청신호가 들어왔지만 문제는 배분과 성난 민심의 ‘역풍’이다.
법안 통과에 앞서 치프라스 총리가 소속 시리자당의 나디아 발라바니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혁법안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표를 던졌다. 발라바니 차관의 ‘보스’ 격이었던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 역시 이번 협상 타결에 앞서 사표를 던진 바 있다. 이번 구제금융안 의회 의결을 전후해 시리자당을 이탈한 의원과 장관수만 39명에 달한다.
15일 그리스 아테네 의회 앞에는 이번 법안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격렬한 폭력시위를 벌였다.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에는 시민 1만 5000여 명이 운집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몇일 전만 해도 시위대가 수 천명 수준이었는데 구제금융 의회의결이 임박하면서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는 배신당했다”는 구호를 외치며 치프라스 총리와 시리자를 규탄했다. 경찰은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시위대에 맞서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차량 20여대로 신타그마 광장을 에워싼 경찰은 시위대 40여 명에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아테네 시민들이 분노로 가득차 거리로 나온 이유는 이렇다. 자신들의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고 치프라스 총리가 국민들 등에 ‘칼’을 꽂았다는 것이다. 당초 그를 뽑았던 이유도 그가 ‘긴축없는 채무재조정’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5일 치뤄진 국민투표에서 국민들은 61%의 높은 지지율로 채권단의 긴축안을 ‘거부(Oxi)’했지만 결국 받아들인 것은 더 강력한 긴축이었다.
포퓰리즘의 배반은 치프라스가 집권 후 ‘반긴축 시대의 종언’을 선언하며 내세웠던 근로자들부터 피해자로 만들 태세다.
치프라스는 집권하자마자 지난 정부가 재정감축을 위해 잘랐던 400여명의 아줌마 청소부를 재고용 했다. 그러나 치프라스가 이번에 반긴축을 약속하면서 정부는 다시 이들에 대한 해고를 검토하고 있다.
청소부 여성들을 대표했던 레나 에코노무씨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협상내용은) 아주 나쁘다. 우리는 쓰레기 처럼 버려졌다”면서 치프라스 총리에 대해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리스의 대표 명물인 동네 빵집들도 거센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또 이번 채권단과의 합의에 따라 그리스 정부는 앞으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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