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가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공개 이래 사상 최저 주가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알리바바의 주가는 12일(현지시간) 73.40 달러(약8만6000원)를 기록하며 전날 대비 5.1% 하락했다. 총 160억 달러(약19조원)의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사라진 셈이다.
이는 또한 지난해 9월 알리바바가 NYSE에서 기업공개(IPO)를 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당시 주당 공모가격 68달러로 시작한 알리바바의 주가는 한때 12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알리바바의 주가 폭락은 이날 발표한 실적 영향이 컸다. 올 2분기 알리바바의 매출은 32억6000만 달러(약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 오르고 순이익 역시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밑돈 수치였다. 시장 전문가들의 매출 예상액은 평균 33억9000만 달러(약4조원)였다. 이번 분기 매출 증가율은 최근 3년 내 최저치다. 알리바바를 통해 거래된 물품의 총 금액인 거래액도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으나, 이 역시 3년 내 가장 저조한 성장세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의 성장 둔화세가 알리바바의 매출 증가세를 둔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국 증시가 연이어 폭락해 중국인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킨 점 또한 한몫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WSJ은 올 3월부터 시작된 경영진 교체와 조직개편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주요 수입원인 타오바오와 티몰, 그리고 공동구매 사이트인 주후아수안(Juhuasuan) 등 주요 3개 사업부를 하나로 합친 바 있다. 티안 후 TH캐피탈 연구소 설립자는 “경영전략 변화 과정에서는 새로운 정책들이 나오고, 이에 따른 일시적 성장 둔화가 발생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또, 온라인 유통업체들 간의 첨예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바일 광고 시장도 알리바바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알리바바는 모바일을 통해 전체 매출의 55%를 벌어들인다.
부진한 실적에도 알리바바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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