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념을 만들고 발전시킨 선구자 마빈 민스키 교수가 향년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민스키 교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전했다.
1927년 뉴욕에서 태어난 민스키 교수는 안과의사였던 아버지 헨리 민스키와 사회운동가였던 어머니 패니 라이저 밑에서 자랐다.
전자공학과 과학에 흥미를 보인 어린 민스키는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나온 ‘에티컬 컬처 스쿨’에 입학했다.
이후 프린스턴대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물리학 대신 ‘지능’ 그 자체에 천착하기로 했다.
1958년 매사추세츠공대(MIT)로 온 민스키 교수는 이듬해 프린스턴에서 알고 지내던 존 매카시 교수와 합심해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발족한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탄생한 순간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후 지금의 ‘인공지능 연구소(AI Lab)’로 이름이 바뀐다. 이 연구소는 디지털 정보는 자유롭게 공유돼야 한다는 개념을 처음 제시하고 인터넷의 원형으로 불리는 ‘ARPA넷’ 탄생에 기여하는 등 인공지능 외에 현대 컴퓨터과학의 다양한 분야에 공헌했다.
민스키 교수는 촉각 센서가 달린 기계 손과 시각 감지장치를 발명해 로봇공학 발전에도 족적을 남겼다.
1970년대 초엔 시모어 페이퍼트 교수와 협력해 ‘마음의 사회’라는 이론을 발전시켰다.
민스키 교수는 1985년 발간한 동명의 저서에서 “지능은 단일한 기제의 산물이 아니며 여러 가지 다양한 재능 있는 작용요소(agent)의 관리된 상호작용에서 오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1968년 공상과학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제작하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민스키 교수에게 “2001년이면 컴퓨터가 또렷하게 말을 하는 것이 그럴듯한 일이라고 보는가”라고 물었다는 일화도 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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