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미니 슈퍼화요일' D-3…'히스패닉 표심·경제 이슈' 관건

미국 대선 '미니 슈퍼화요일' D-3…'히스패닉 표심·경제 이슈' 관건

↑ 미국 대선/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의 장기전 여부를 가를 '미니 슈퍼 화요일' 결전이 12일(현지시간)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승부처인 남동부 플로리다 주를 포함해 민주당 5곳, 공화당 7곳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리는 15일 승부의 결과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등 양당 선두주자가 사실상의 굳히기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격을 당한다면 경선은 오는 6월까지 지루한 레이스를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플로리다 주는 이민개혁, 쇠락한 공업지대를 일컫는 '러스트 벨트'(Rust Belt)에 속한 중부 오하이오와 일리노이 주 경제 이슈가 단연 최대 쟁점입니다.

특히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성폭행범에 비유하는 등 트럼프의 '막말'이 드리운 여파로 인해 플로리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선택에 초미의 관심이 쏠립니다.

일리노이 주 최대 도시 시카고는 힐러리 전 장관이 나고 자란 곳인데다가,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1960년대 시카고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흑백 인종분리 반대 운동을 펼쳤던 정치적 고향이이서 그 결과가 주목되는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날 현재 판세는 클린턴 전 장관, 트럼프의 우세입니다.

민주당의 경우, 246명의 대의원이 걸린 플로리다 주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63.2%의 지지율로 29.0%에 그친 경쟁자 샌더스 의원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스트 벨트' 격전지로 분류되는 오하이오(대의원 159명), 일리노이(182명) 주에서도 각각 57.0%대 37.0%, 59.0%대 28.5%로 클린턴 전 장관이 압도하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121명) 주 역시 클린턴 전 장관이 53.3%대 33.5%로 앞섰다. 84명이 걸린 미주리 주의 여론조사 결과는 나온게 없습니다.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플로리다 주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과 샌더스 의원 모두 강력한 이민개혁을 통해 1천100만명의 불법이민자를 끌어안겠다는 복안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0일 TV토론에서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를 제외한 어떤 불법 이민자도 추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히스패닉 표심에 호소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만약 여론조사대로 5개 주에서 압승한다면 500명 가까운 대의원을 추가 확보해 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인 2천383명에 성큼 다가서는 1천700명대 수준에 달할 전망입니다.

설사 샌더스 의원이 완주하더라도 내용상 승부는 끝나는 셈입니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은 지난 8일 '러스트 벨트'인 중부 미시간 주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비슷한 성격의 공업지대인 일리노이, 오하이오 주 등에서 다시 이변을 연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 불평등' 해소에 자신이 적임자이며 클린턴 전 장관이 "골드 스탠더드"라며 찬성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그의 주장이 얼마나 먹힐지가 관건입니다.

공화당은 이날 승부가 트럼프와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양파전 또는 3∼4파전으로 갈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는 공화당 주류 주자로 꼽히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의 지역구인 플로리다 주에서 39.9%로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여론조사에서 나타났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25.2%로 2위에 그쳤으며 크루즈 의원이 3위로 뒤를 쫓고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플로리다와 함께 승부처로 꼽히는 오하이오 주에서 36.5%의 지지율로 34.0%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박빙 양상입니다.

만약 트럼프가 승자가 대의원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취하고 있는 플로리다(99명)와 오하이오(66명) 주를 모두 이기면 완승입니다.

루비오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는 자기 지역구에서조차 패배하는 지경에 몰리면 레이스를 더 이어갈 명분을 잃게됩니다.

그 경우 '반(反) 트럼프'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부상하며 트럼프와 크루즈 의원의 양자대결로 좁혀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크루즈 의원과 케이식 주지사 모두, 또는 한 사람이 승리한다면 구도는 3∼4파전의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