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총리 “리먼사태같은 위기 또 온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세계경제의 하방 리스크에 일제히 우려를 표시했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개막한 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위기가 다시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각국이 재정투입을 포함한 강력한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가 커다란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는 인식에 (G7 정상들의 의견이)일치했다”면서 “이에 기반해 (금융·재정·구조정책 등)‘3개의 화살’을 G7 국가들이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참고 데이터’를 직접 제출해가며 현 글로벌 경제 상황이 리먼 사태 발생 이전과 닮아있다고 지적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식료품 등 상품가격이 리먼 사태 이전과 동일한 55% 하락했다. 신흥국의 투자나 경제성장 수준도 리먼 위기 이전으로 하락했고,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반복적으로 하향조정되는 것도 당시와 동일하는 것이 아베 총리의 주장이다. 그는 “G7이 금융·재정·구조정책을 총동원해 세계경제를 견인해야 한다”면서 “특히 기동적인 재정 전략과 구조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상들을 독려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정상들은 중산층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격차 문제가 전 세계적인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중산층의 불만이 커지고, 이로 인해 포퓰리즘이 횡행하고 있다는 데 정상들은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베 총리가 “리먼 사태 이전과 같은 위기”라는 점을 강조한 배경에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그 동안 소비세 인상과 관련해 “리먼 사태나 대지진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 한 예정대로 인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인상을 미루기 위해서는 위기감을 고조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강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