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안드레이 카를로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의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러·터키 관계에 대한 도발이자 비열한 범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열린 카를로프 대사의 피격 사망 사건 관련 회의에서 “대사 살해는 러시아·터키 관계 정상화와 시리아 사태 해결에 차질을 초래하려는 목적의 도발”이라며 “러시아 대응은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강화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대사 살해는 비열한 범죄이며 전 세계가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사 살해 주도자들은 회복돼가는 러·터키 관계에 개입해 대결을 조장했지만 러시아와 터키는 대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했던 양국 관계는 지난 8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회복에 합의한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카를로프 대사 피격 사망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테러리즘과의 단호한 투쟁을 선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오늘은 러시아 외교의 비극적인 날”이라며 카를로프 대사 사망 사실을 확인하면서 “테러리즘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그것과 단호히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한다”며 “터키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터키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면밀하고 다면적 수사를 확약했다. 살인범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하로바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카를로프 대사 피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를로프 대사는 이날 터키 앙카라의 한 미술관에서 개막한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주제의 사진전에 참석해 축하 연설을 하던 중 전직 터키 경찰관 알튼타시가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알튼타시는 알레포에서 수니파 반군세력을 몰아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러시아 군사작전에 보복할 의도로 러시아대사를 공격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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