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동통신사 사용자 위치추척 데이터 판매 중단…개인정보 침해 우려

버라이즌, AT&T , 스프린트 등 미국의 3대 이동통신사가 사용자의 위치정보 데이터를 더이상 중개업자에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들어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은 '로케이션스마트,' '주미고' 등 데이터 중개업체에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판매하는 계약을 당분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이 판매한 사용자의 위치정보 데이터는 배달 추적, 차량·직원의 위치 파악, 피싱 예방,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됐다. 하지만 이는 휴대전화를 소유한 사용자 본인이 자신의 위치정보가 활용되는것에 대해 알고 있거나 허락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론 와이든 오리건주 상원의원(민주당)은 최근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T모바일 등 미국 대표 이동통신업체들에 사용자 위치정보 데이터 활용 현황에 대한 보고를 요구했고, 버라이즌이 가장 먼저 지난 15일 와이든 의원에 서한을 보내 사용자 위치정보 데이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후 AT&와 스프린트도 버라이즌의 뜻에 동참해 데이터 판매 중단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T모바일도 19일 "의심스러운 중개업체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말했지만 하지만 와이든 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중개업체에 판매는 계속하겠다"고 적어 사실상 현행 유지를 선언했다. 이동통신사들의 이번 결정으로 사용자들이 앱이나 다른 서비스를 통해 위치추적을 하는 데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우버나 구글지도와 같이 위치정보 활용을 필요로 하는 앱 사용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의 발표에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통신사들이 (계약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회사 이외에) 계약 내역, 추후 계약 의사 여부, 추후 예방조치 등 중요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이 위치추적 정보 판매사업 전체를 아예 접겠다고 밝히지는 않고 있어 이와 관련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