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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화 개봉과 관련한 인터뷰 기사에서 그가 어떤 말을 하건 댓글 내용은 욕설 일색이다. 배우 송윤아와 바람이 나서 전 부인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뜨고 나니 사람이 변했다” 등 정말 많은 댓글이 달렸다.
확인되지 않은 이 이야기는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을 정도다. 설경구는 인터뷰에서 송윤아 이야기를 조심스러워 한다. 거의 언급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루머에 대해 알고 있고,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런 설경구가 SBS TV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지난 21일 전해졌다. 있는 그대로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는 프로그램에 나온다고 하니 많은 이들이 놀랄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설경구의 출연 소식에 불방을 요청하는 의견들이 시청자 게시판을 도배했다. 1년 전부터 설경구를 섭외하려 발 벗고 나선 MC 김제동을 향한 욕도 있다. 네티즌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했다.
제작진은 네티즌 반응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했겠지만, 결국 방송을 내보냈다. 설경구는 25일 방송에서 투박하지만 자신만의 말투로 과거 이야기들 꺼냈다. 영화 ‘박하사탕’ 전후로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했고, 레드카펫에서의 굴욕담 등, 한 팬에게 사인해줄 때 인상을 써 욕을 먹었다는 에피소드 등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날 관심이 쏟아진 송윤아와 관련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방송 말미 설경구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여준 게 전부다. 다음 주에 루머와 관련한 이야기가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게시판 등에는 여전히 설경구와 제작진을 욕하는 글이 눈에 띈다. 제작진이 시청률을 올리려고 ‘낚시 방송’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그의 진심이 통했는지 “기다려보자”, “응원한다”는 글도 더러 있다.
설경구가 관련한 루머를 얼마나 진실하게 방송을 통해 이야기할지는 다음 주가 돼 봐야 하겠지만, 그의 용기에 일단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정도 일지 예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비난을 받을 걸 알면서도 용기를 냈다.
‘힐링캠프’ 제작진은 이제껏 게스트들의 진심을 담아내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써왔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잘못된 이야기가 나가지 않을까 제작진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운다. 앞서 출연했던 가수 타블로는 힐링 효과를 제대로 본 게스트다. 현재도 몇몇 네티즌은 타블로를 싫어하겠지만, 꽤 많은 이들이 그의 진심에 공감했다.
아직 설경구가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가식적으로 들리고, 욕을 먹는 것도 피할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그의 진심에 동한 몇몇 마음은 돌릴 수 있을 것이다.
‘힐링캠프’ 제작진이 만들어내는 마법을 기대하게 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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