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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 없는 성격에 부모님이 연기학원을 보내셨던 것이 시작이었어요. 유치원이나 웅변학원보다 싸서 보내셨다네요.(웃음) 두달째에 우연히 작품에 출연하게 된 것이 시작이죠.”
그렇게 시작한 연기는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부모님 뜻에 따라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잠시 학업을 위해 활동을 중단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다섯 살 때 데뷔 한 이후 매해 평균 2~3작품씩을 꾸준히 소화해 왔다.
“어렸을 때도 현장은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늘 너무 바쁘게 움직였고, 마냥 칭찬받으니 좋다는 정도였죠. 고등학교 때 학업 때문에 작품 수를 확 줄이면서 ‘정말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대학은 자연스럽게 연기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됐고요. 다섯 살 때 처음 시작할 때는 ‘어쩌다보니’ 였다면 그땐 ‘기필코’였던 거죠.”
스무살이 돼 대학을 진학하고 다시 연기를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성인연기가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직 소년티를 벗지 않은 청년 정도의 역할들이 주를 이뤘다.
최근 마무리한 ‘불의 여신 정이’ 역시 마찬가지. 극중 나이도 청년에 해당했지만 극중 주요 인물들의 어린 시절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다 보니 아역배우로 분류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극복해야 할 상황인 건 맞죠. 내 나이에 맞는 많은 배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분명히 하지만 아역으로 보는 것 때문에 힘든 건 없어요.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 저를 오랫동안 지켜봐주셨기 때문에 저를 알아보시는 건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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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켜서 하는 친구들도 많고, 어린나이에 주목받는 것에 도취돼서 하는 친구들도 분명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어렸을 때 가장 큰 장점이었던 외모부터 분명히 바뀌게 마련이거든요. 노력이 필요한 거죠. 외모나 실력이나 자신을 꾸준히 연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직업의식이 분명치 않으면 어린나이에 끝까지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본인이 아역배우 출신이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 현장에서 만나는 아역들을 보면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드라마 현장에서 아역들에 대한 처우나 위상은 10년 전과 지금이 조금밖에 달라지지 않았어요. 그날 촬영 중 가장 마지막에 찍는 것이 아역 분량인 경우가 많아요. 어린 친구들에게 성인 연기자와 똑같은 촬영 스케줄이 주어지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죠. 아역배우들은 키가 안 큰다는 속설 같은 게 있거든요. 그게 어린 아이가 밤을 새우고 잠을 잘 못자기 때문이라는 거에요.”
미국이나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해도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배우들의 촬영시간이 제한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이 같은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못했다. 오승윤이 무엇보다 오랫동안 절감했던 문제다.
“아역배우 시절의 연기경험들이 지금의 제 꿈과 목표를 만들어왔어요. 저도 어디서 연기경력 17년이라고 당당히 말해요.(웃음) 이제 아역 떼고 배우로 인정받을 때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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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