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명량’ 속 배설 장군의 왜곡된 내용을 놓고 배설 후손 측과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빅스톤픽쳐스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배설 후손들은 영화 속 조상의 모습이 심하게 왜곡이 돼 영화의 상영중지와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고, 제작사와 배급사 측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 봐달라고 요구하며 빠른 시일 내로 입장 표명할 뜻을 전했다.
‘명량’에서 배설 장군은 다소 비겁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전투를 앞둔 상황에서 이순신 장군을 암살하려하는 가하면, 구선을 태워버리고 홀로 배를 타고 도망간다. 그러나 얼마 못가 뒤따라온 안위의 화살을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명량’을 본 관객들은 누구나 배설 장군에 대한 안 좋은 시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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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 측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명예훼손과 후손들의 인격권침해”
배설 장군의 후손들은 “‘명량’ 속 배설 장군의 모습은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내용이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고,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명량’ 상영 중지 요청을 추진 중이다.
배설의 후손이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대변인) 배윤호 씨는 “‘명량’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명예훼손과 후손들의 인격권침해’를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하고 사태해결에 전적인 책임을 진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자 및 배급사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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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측 “영화적 상상력 이해부탁, 후손들에게 폐 끼칠 의도 없었다”
‘명량’의 제작사는 언론을 통해 “직접 상영중단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만 봐 달라. 영화를 매도하지 말라. 후손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었다”고 억울한 뜻을 나타냈다.
배설 측 “금전적 보상 따위가 아닌 실추된 조상의 명예회복이 시급”
배윤호 씨는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우린 십 원의 금전적인 보상도 받지 않을 것이다.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바랄 뿐이다. 지금도 사과를 받은 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면 된다. 또 배설 장군에 대해 훼손된 명예는 회복해줄 방법을 그쪽에서 찾아주면 된다”며 “제작사의 공식입장이 발표되면 이에 따라 우리 측도 역시 대응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다소 늦게 이 같은 입장을 드러낸 건 금전적 보상을 바란 게 아닌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을 몰라서였다”고 전했다.
이어진 18일 오전 통화에서는 “20일 전체 비상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약 100명 정도가 참여할 계획인데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투표로 결정할 것이다. 비상대책위의 활동을 알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토의할 것”이라며 “현재 ‘민사소송’과 ‘좀 더 기다리자’라는 의견이 있다. 투표에 따라 둘 중 하나로 의견이 모아질 예정이다. 협상은 하지 않은 것이고 사과를 받은 후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입장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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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측 “입장 정리 중 이번 주 내에 공식 입장 밝힐 것”
이에 대해 ‘명량’ 제작사는 17일 오후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우리 역시 기사로만 상황을 접했고 배설 후손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 그들도 직접적인 태도를 보이지는 않았다”며 “구체적인 대체 마련을 생각해야 될 것 같다.
이어 “빠르면 금요일(19일) 또는 이번 주 내에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이다. 지금 입장을 정리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