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병마와 함께 의료지원과의 사투를 벌이는 희귀난치성질환자의 현주소에 대해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밀착 취재했다.
23일 방송되는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 ‘1년 약값 5억, 내가 살아도 될까요?’이라는 제목으로 고가의 약값으로 고가의 약값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희귀난치성질환자의 현실과 함께 의료지원의 현 주소에 대해 짚어본다.
지난 6일 ‘PD수첩’ 제보게시판에 여중생 진주의 글이 올라왔다. 희귀 폐암에 걸린 아빠가 검증된 치료약이 있음에도 값이 비싸 사용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진주가 말한 약은 폐암 중에서도 ALK 유전자 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군에게만 효능을 보이는 표적치료제, ‘잴코리’는 한 달에 무려 1000만 원이 드는 고가약이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나들이를 떠났던 다정한 아빠에게 찾아온 희귀 폐암 3기. 한 달도 안 돼 4기로 진행될 정도로 위협적인 아빠의 병세를 지켜본 진주는 제작진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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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약을 끊으면 또 다시 죽음의 문턱에 다가서지 않을까하는 공포에 가족들은 떨고 있다. 하지만 경희 씨는 월 1000만 원의 약값을 감당해야하는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두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희귀난치성질환자로 등록하면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10%로 경감해주는 산정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산정특례 대상에 해당되더라도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솔리리스’ 주사를 맞아야 하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 환자들이다.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은 혈액 속 적혈구가 파괴되어 안에 있는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는 용혈 현상으로 인해 혈색소가 섞인 소변을 보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빈혈과 복통, 혈전으로 인한 합병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PNH의 유일한 치료제인 솔리리스는 세계 최고가약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환자 1인 당 연간 소요비용은 5억 원에 달한다. 2012년 10월부터 급여화가 이루어졌으나, 솔리리스는 유일하게 ‘사전 심의 제도’가 있는 치료제라 의사가 처방을 해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승인을 받아야만 처방받을 수 있다.
올해 솔리리스 급여 신청을 했던 김소영(가명, 39세)씨는 7월에 보류 판정을 받았다. 두 달에 한 번씩 수혈을 받아야 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하지만 PNH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사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솔리리스 급여 기준은 호주나 영국과 비교했을 때 유난히 까다로워서 해당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재개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김소영 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솔리리스 급여 기준에 만족할 만큼 증세가 악화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2013년 2월, 뮤코다당증을 앓고 있는 형제를 20여 년 간 키워오던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다. 44일 후 둘째 아들이 폐렴으로 세상을 떠나고, 지금은 아버지가 첫째 아들을 돌보고 있다. 혼자서 아들을 돌보는 아버지는 끝이 보이지 않는 병마와의 싸움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작년 1월에는 척수수막류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과 함께 일가족이 자살한 사건도 있었다. 남긴 유서에는 ‘최선을 다해 키웠는데 너무 힘들다. 아들을 먼저 데려가서 미안하다’는 말이
병으로 인한 신체적, 심적 고통은 물론이고 경제적 어려움과 가족의 비극까지, 희귀난치성 질환 가족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은 없는 것일지 23일 오후 11시15분에 방송될 ‘PD수첩’에서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해본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