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2015년 첫 천만영화가 된 ‘국제시장’ 덕분에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에 이어 ‘쌍천만 감독’이 됐고, 출연 배우들 역시 천만 배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황정민과 오달수, 김윤진, 정진영, 장영남, 김슬기, 라미란 등 대중성을 지닌 이들 외에도 적은 비중이지만 큰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수줍게 천만 배우가 된 신인, 중고신인도 있다. 바로 덕수(황정민 분)의 동생이자 엄친아 승규 역의 이현, 이산가족 상봉 장면에서 돋보인 김동건 아나운서 역의 황인준, “판타스틱”이란 대사로 큰 웃음을 안긴 故 앙드레김 역의 박선웅이다.
다소 적은 비중에도 제 몫을 해냈기에 이 세 배우의 앞으로가 기대되며, 바늘구멍보다 좁은 신인, 중고 배우의 오디션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또는 아직 빛 받지 못한 배우들의 서러움, 이들에 대한 희망, 충무로엔 뜨거운 연기열정을 지닌 배우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끼게 도왔다. 그래서 ‘국제시장’의 천만 돌파가 더욱 의미 깊다.
![]() |
이현은 MBN스타에 “요즘 친구와 지인들에게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사실 ‘국제시장’의 천만 돌파가 얼떨떨하다”며 “아버지와 함께 ‘국제시장’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영화같은 일이라 당시에도 얼떨떨했는데 지금도 같은 기분이다. 어머니 가게를 찾은 한 손님이 ‘한 집안에 2000만 배우가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더라”라고 소감과 아버지와의 출연에 대한 기쁨을 재치있게 전했다.
이어 “감독님은 물론 제작진, 선배 배우들이 모두 열심히 참여했기에 보는 관객들도 좋게 봐준 것 같다. 정말 관객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 |
정답은 CG도, 실제 연기도 아닌 황인준의 열연이다. 연극으로 연기경험을 쌓아온 그는 ‘국제시장’을 통해 스크린 신고식에 성공했다. 승규 역의 이현보다 더 적은 비중이었지만 존재감은 ‘갑’이었다. 김동건 아나운서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눈도 반쯤 뜨고 관련 영상을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심지어 오디션 캐스팅부터 촬영 직전까지 연습에 매진했다. 덕분에 이산가족 상봉 방송이 주는 감동, 슬픔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고, 김동건 아나운서의 부활설(?)까지 생겨나게 만들었다.
이미 기사를 통해 칭찬을 받고 있는 황인준 역시 천만 배우가 된 상황이다. 이에 황인준은 MBN스타에 “적은 비중이었지만 첫 스크린 데뷔작이 천만을 넘어 정말 기쁘고,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좋게 관람한 것 같아 행복하다. 황인준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킨 기회가 된 셈”이라며 “늘 처음은 중요하지 않냐. ‘국제시장’ 천만이 앞으로의 연기생활에 있어 좋은 필모그래피가 될 것 같다. 자신감도 얻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아직 ‘국제시장’의 천만 돌파가 실감이 안 난다. 이는 아마 첫 영화라서 체감적으로 다가오진 않는 듯 하다. 나중에 더 많은 작품에 참여했을 때 천만 돌파에 대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양복에 땡땡이 나비넥타이를 메고 등장한 박선웅은 놀란 표정과 “판타스틱”이란 대사, 단 두 개만으로도 존재감을 빛냈다. 정말 빠르게 지나갔음에도 울고 또 울었던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잠시 숨 돌릴 틈을 줬다. 배역을 위해 그는 그동안 희화화되어 왔던 앙드레김의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젊은 시절 앙드레김의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했다. 단, 말투나 행동은 중년의 앙드레김과 유사한 톤으로 연기했다.
그 역시 찰나의 순간 등장했지만 무시 못 할 여운으로 천만 배우 영예를 안게 됐다. 이에 박선웅은 MBN스타에 “주연도 아닌데 부끄럽고 얼떨떨하다. 실감이 안 난다”며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좋았고, 우리의 아버지 시대를 담은 만큼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고 사랑해줘 개인적으로 기쁘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대의 이야기를 인정해준 것도 같아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고맙다”고 얼떨떨한 천만 돌파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화 개봉 후 선웅 씨가 다른 작품을 임할 때 ‘국제시장’이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던 윤제균 감독님의 말이 생각난다. 정말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감독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