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대부분의 남성들에게 야구는 관심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일 것이다. 이에 비해 여성들에게 야구는 호불호가 나뉘는 스포츠다. 관객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스포츠를 다룬 영화는 모 아니면 도다. 그래서 많은 감독들이 스포츠 영화 연출을 꺼리지만, 조정래와 김보경 감독은 이를 해냈다. 이들의 빛나는 연출에는 더 빛나는 고양 원더스 선수들과 김성근 야구감독의 힘이 컸다.
영화 ‘파울볼’은 2011년 9월15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속 창단부터 2014년 9월11일 갑작스러운 해체까지 다이내믹한 고양 원더스의 1093일을 담고 있다. 고양 원더스는 한국 최초 독립구단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은 물론, 헬스 트레이너, 대리 운전기사, 택배 기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만큼 ‘외인구단’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일찌감치 화제 됐다.
“여태까지 내가 맡은 팀 중에서 가장 어려운 팀이다. 3배는 더 어려울 것 같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던 김성근 야구 감독의 초반 걱정과 달리, 3년 동안 통산 90승 25무 6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들은 속속 프로야구단에 입단되는 등 단기간에 눈에 띄는 성과를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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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포스터 |
‘파울볼’은 고양 원더스를 잊지 말자고 관객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인생에 있어 결코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함께 목소리 내고 있다. 비록, 고양 원더스가 오랫동안 지속되진 못했지만 이들의 도전은 박수 받아 마땅하고, 본받아 마땅하다.
다큐멘터리로 진행됐기에 매 순간 달라지는 선수들의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더 몰입이 빠르고 점점 더 빠져든다. 특히 뛰어난 성과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할 때 격하게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보는 이가 다 행복하다. 반면, 갑작스런 구단 해체 소식을 접했을 때의 선수들의 표정은 슬픔에 어리둥절함이 더해져 뭉클하고 눈물이 흐리게 만든다.
시종일관 냉철한 태도로 일관했던 김성근 야구 감독의 눈물은 얼마나 팀을 사랑했는지 새삼 깨닫게 만들며, 진정한 야구의 신 그 자체답다.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는 허구도 없고 과장도 없다. 오직 진실만 담겼고 그래서 더 와 닿는다. 실화라는 힘이 크지만, 무엇보다 자신보다 야구를 사랑한 고양 원더스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구단 해체 소식 당일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야구 연습에 매진하는 선수들 덕분에 관객들도 꿈에 대한 용기를 가질 수 있다. 김성근 야구 감독 역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으면 끝끝내 이긴다는 것, 내가 증명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오는 2일 개봉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