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국내 동영상 사이트들의 추락 속에서 반사이익을 본 건 바로 해외에 거점을 둔 유튜브다. 토종 플랫폼들이 인터넷 실명제 등 국내 규제에 묶여있을 때 유튜브는 나홀로 성장했다. 국내 점유율 2%에서 4년 만에 80%대까지 넓힐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는 지난달 19일 기념할 만한 행사를 개최했다. 바로 유튜브 10주년 자축 기자간담회였다. 이 자리에서 유튜브 관계자는 토종 플랫폼들과 신경전에서 어떻게 살아남았고, 얼마나 양적 발전을 이뤘는지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국내 유튜브 시청시간은 작년보다 110% 증가했다. 국내 시청시간의 70%는 모바일에서 발생했고, 국내 업로드 수치도 전년 대비 약 9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선 유튜브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40%, 시청시간이 50% 이상 신장된 것에 비교했을 때 국내 성장률은 놀라운 수치다.
![]() |
↑ 사진=구글코리아 |
유튜브의 성장은 토종 플랫폼이 해결하지 못했던 저작권 보호 시스템을 독자적을 구축하고 인터넷 실명제에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에 기인한다.
지난 2005년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는 독창적인 저작권 보호 시스템인 콘텐츠 검증 기술(Content ID)을 개발해 저작권을 지키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실제 유튜브 광고만으로 연간 10만 달러 이상 수익을 내는 파트너도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
↑ 사진=구글코리아 |
유튜브 아시아태평양(APAC) 콘텐츠 파트너십과 운영 총괄을 맡고 있는 거텀 아난드는 “과거에는 저작권자들이 자신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동영상을 무조건 내리게 했는데 지금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처럼 적극적으로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저작권법에 저촉돼 영상이 차단당하는 토종 플랫폼과 차별성을 둔 부분이다.
인터넷 실명제 도입도 유튜브 성장에 큰 몫을 했다. 2009년 정부의 법안 도입한 이후 국내 토종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하던 국내 누리꾼들은 ‘사이버 망명’ 운동을 자처하며 구글로 대거 이동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 2012년 인터넷 실명제가 위헌 판결을 받아 5년 만에 해지됐지만 토종 기업들이 크게 성장한 유튜브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현재 유튜브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안주하지 않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방면으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그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행보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