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멋있고, 신나는 DJ가 되고 싶다.”
일렉트로닉 연주가이자 작곡가인 DJ 프란츠(FRANTS, 본명 최석)는 지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그룹 사이드티켓으로, 2000년부터 2006년까지는 게토밤즈로 활동했다. 현재 텔레파시에서 보컬, 베이스, 신시사이저를 담당하고 있고 라이크 라익스(Like Likes)의 멤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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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hospial photograph |
DJ 프란츠의 솔로 데뷔곡 ‘레이블 제너레이션’은 다양한 악기연주가 가능한 그의 음악적 재능을 선보이는데 힘을 보탰고, 라이크 라익스 활동으로 이미 마니아층이 있었기에 단연 긍정적인 호응을 받았다. 덕분에 발표하는 앨범에도 관심이 쏠렸고 굳이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알만한 이는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 목록에 추가시켰다.
똑같은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들고, 틀기보다는 DJ 프란츠만의 색이 강한 음악을 선보이며 그는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근엔 ‘2015 워터밤’ 등의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해 가까이에서 관객과 소통하기도 했다. 이에 DJ 프란츠는 “‘워터밤’에 DJ로 참여했지만 나 역시 재미있게 놀다왔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록 음악을 오랫동안 해온 난 집에선 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즐겨들었고 좋아했다. 당시 록 밴드와 전자음악이 유행하던 시기였고, 그때는 그저 좋아만했다. 그 후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내한해 공연을 했고, 그들을 눈앞에서 본 순간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 DJ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던 것 같다. DJ는 밴드를 했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는 것들이 좋더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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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hospial photograph |
“난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꼭 해야 되는 스타일이다. (웃음) 그래서 작년에 유독 고민이 많았다. 밴드로 활동할 때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날의 기억이 디제잉할 때 녹아나는 것 같다. 내가 밴드를 하든, 작곡을 하든, DJ로 활동하든 모두 ‘음악’을 하는 게 아니냐. 다양한 음악 활동 덕분인지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다.”
DJ는 관객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 그리고 소통 사이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곤 한다. 둘 다 충족시키면 좋겠지만 사실 하나만 하기에도 벅차다. ‘새로움’을 시도하는 DJ 프란츠의 입장은 어떨까. 더욱이 DJ와 작곡가로서 동시에 활동 중이기에 더욱 궁금해졌다.
“우선 DJ와 작곡가 둘 다 구분을 두진 않는다. 둘 다 음악을 하는 게 아니냐. (웃음) 보람을 느낄 때도 DJ로서의 인정을 받을 때도 좋지만 이는 이미 알고 있는 기쁨이다. 그래서인지 작곡가로서도 칭찬 받을 때 새로운 기쁨을 느끼곤 한다. 또 플레이어로서 능력과 관객과의 소통, 두 가지를 하고 싶다. 최대한 내가 틀고 싶은 음악과 분위기가 잘 조화를 이루게 하려고 노력하며, 마냥 사람들이 좋아하는 노래만 플레이하려고 하진 않는다. 분위기를 만들고 즐겁게 이어가려고 한다.”
성공 뒤엔 노력과 실패가 있듯. 실력파 DJ로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DJ 프란츠에게도 있었다. 플레이할 노래를 모으는 것을 ‘디깅’이라고 하는데 보통은 틈틈이 노래를 찾아 넣지만, 하루 온종일을 투자해 작업하기도 한단다. 관객의 눈엔 그저 ‘멋스럽게만’ 보이는 DJ, 그러나 그 뒤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며 결실을 맺을 때 비로소 관객들이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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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잉 할 때만큼은 (DJ가) 공간을 지배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 힙합이면 힙합 일렉트로닉이면 일렉트로닉 등 내가 만들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고 그곳에 어울리는 곡을 플레이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정말 재미있다. DJ로서 칭찬을 받을 때도 정말 보람을 느낀다. (웃음)”
“DJ로서의 고충은 잘 모르겠고 (웃음) 노래를 플레이어하고 나는 물론 관객들이 즐길 때 보람을 느낀다. 또 새롭고 낯선 곡을 만들었을 때와 이 곡으로 관객과 소통할 때 쾌감을 느낀다. 사실 고충보다는 처음 DJ로 시작할 때 디스코와 프렌치 하우스(프랑스인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하우스 음악), 딥 하우스(재즈와 테크노를 결합한 하우스 음악의 한 종류) 풍의 음악을 틀고 싶었고 그런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DJ가 되고 싶었다. 이는 ‘특이한 DJ’로 요약이 가능한데 신선한 음악을 틀 곳도 할 곳도 한국엔 없다. 다양성이 별로 없다. 때문에 DJ마다 장르는 비슷해지고 만약 신선한 음악을 바탕으로 한 파티를 열어도 사람들이 안 온다. 이럴 때는 회의감을 느끼곤 한다.”
‘멋있고 신나는 DJ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던 DJ 프란츠. 이미 남다른 생각을 가진 것부터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스스로 원했던 DJ의 모습에 적합한 것 같다. 덕분에 관객들은 좀 더 다양성을 지닌 DJ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적어도 DJ 프란츠가 활동 중단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클럽에서 디제잉 할 때도 쉬운 길로만 가지말자고 늘 생각한다. 난 늘 음악적으로 도전하려 한다. 이는 좀 더 나의 색을 드러내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DJ들이 하는 음악 중 멋있는 곡들이 많으니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하고 싶다. (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