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의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이하 ‘무도가요제’)가 공연을 끝낸 후에도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13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점프대에서 열린 ‘무도가요제’는 그야말로 ‘축제의 현장’이었다. 이날 유재석-박진영, 박명수-아이유, 정준하-윤상, 정형돈-밴드 혁오, 하하-자이언티, 광희-빅뱅 GD&태양 팀은 공들여 준비한 노래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선착순으로 이뤄진 공연 입장에 공연날 이틀 전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릴 정도로 열의를 보였던 관객들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공연을 즐겼고, 4만 명이 운집했지만 다행히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공연은 끝났다. ‘무사고, 안전제일’을 외치던 ‘무한도전’ 제작진의 바람대로였다. 하지만 공연이 끝난 후 제작진은 한시름을 놓을 새도 없이 새로운 전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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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바로 ‘쓰레기와의 전쟁’이었다. 수만 명이 다녀간 평창 공연장 주변에는 쓰레기들로 가득 찼다. 한 누리꾼은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알펜시아 공연장 주변 도로를 촬영한 영상을 SNS에 공개했는데 ‘쓰레기 파도’라고 표현해도 무리 없을 만큼 쓰레기로 가득한 도로에 누리꾼들은 아연실색했다.
이에 ‘무한도전’ 제작진은 15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가요제’가 시청자 여러분의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가요제 후 현장에 버려진 쓰레기는 관객 퇴장 직후부터 무한도전이 열심히 치우고 있다”며 “외곽 도로와 진입로부터 시작해서 오늘 세트 철거 이후에는 공연장 안쪽까지 조금씩 깨끗한 평창의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한 번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엄밀히 말하면 이 쓰레기 전쟁을 치러야 할 사람은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닌 ‘무도가요제’에 참석한 관중들이었다. 하지만 관중들의 외면으로 이 책임은 ‘무도가요제’의 주최자인 제작진에 고스란히 돌아갔고, 가요제를 준비한 피로를 풀지도 못한 제작진은 쓰레기 치우기에 며칠이나 매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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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무한도전 SNS |
참 바람 잘 날 없는 ‘무도가요제’다. 시작 전에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스포일러와의 전쟁에 지친 목소리를 내던 제작진은 가요제가 끝나자 쓰레기를 버린 관중들에 다시 한 번 쓰레기 치우기를 호소하며 직접 쓰레기 치우기에 솔선수범을 하고 있다. 인기에 따른 책임 내지는 대가라고 하기에는 과도한 결과다.
‘무한도전’은 이미 이런 다사다난에 초탈한 듯 보인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자 즉각 사과를 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무한도전’ 쓰레기 치우기 미션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걱정을 하면서도 “관중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만 있었다면 쓰레기 치울 시간에 더 재밌는 ‘무한도전’ 기획 하나가 나왔을 것”이라며 관중들의 쓰레기 때문에 비효율적으로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제작진의 상황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한도전’이 10년을 거치며 늘 ‘산 넘어 산’이기는 했지만, 유난히 규모가 컸던 이번 ‘무도가요제’에서는 그 ‘산 넘어 산’의 정점을 찍은 것 같은 느낌이다. ‘스포와의 전쟁’도, ‘쓰레기와의 전쟁’도 제작진을 향한 배려가 조금만 더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소모전이었다. 이제는 ‘사라진 시민의식’을 찾아 ‘무한도전’ 제작진이 특집을 마련할 판이 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