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벨리 여신’이요? 하하하. 대회 1등 수상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더 잘해야만 할 것 같아서 오히려 걱정돼요.”
KBS2 정다은 아나운서는 ‘인간의 조건’부터 최근 방송된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곡’)까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여자 아나운서라면 단아해야한다는 틀을 깨고 털털한 성격과 벨리 댄스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기 때문.
“벨리댄스는 취미로 배웠어요. 오히려 방송에 쓰지 않았을 땐 잘 못해도 되니까 행복했죠. 그렇게 1년 넘도록 배우면서 자격증도 따고 대회도 나가 상도 탄 거예요. 우연히 방송에서 한번 췄는데 반응이 굉장하더라고요. 한편으론 걱정됐고요. 너무 그것만 보여주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이젠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도전해보고 싶은 게 많다는 끼 많은 그에게 아나운서로서, 혹은 33살 여자로서 삶에 대해 물어봤다. ‘까르르’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똑 부러지게 대답하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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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 키워드 총평 : 정다은, 당신의 변신은 어디까지인가요?
키워드1. 아나운서는 운명
정다은이 아나운서가 되기까진 운명적인 일이 있었다. 어렸을 땐 그저 소설가나 기자가 되고 싶었던 그가 비슷한 일로 대학생 인턴 기자를 택했던 당시 그 운명은 ‘팟’하고 불꽃이 일었다.
“대학생 때 방송국과 신문사 기자 일을 어깨너머로 볼 기회가 있었어요. 선배들이 제게 기자 업무를 제대로 배우게 하고 싶으셨는지 발로 뛰는 여러 가지 일들을 시키면서 혼내기도 많이 혼냈거든요. 전 ‘기자가 만만한 일이 아니구나’라며 울기도 했죠. 그러다 그 옆에 스튜디오가 있었는데 거기서 아나운서 한 분이 나오시는 거예요. 정말 예쁘기도 예쁘고, 고상하고, 지적이고. 모두가 선망할 만한 여자 선배의 모습? 롤모델 같은 느낌이었어요. 후광이 비쳤다고나 할까? ‘저분처럼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나운서도 어떻게 보면 글을 직접 쓰지는 않지만 큰 의미에서 보면 언어로 전달을 하는 사람이 나랑 잘 맞는 직업이겠구나’ 등등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어요. 그 아름다웠던 여자 아나운서요? 바로 최윤영 아나운서였어요. 이제야 밝히게 됐네요. 최윤영 선배님 감사합니다. 하하.”
키워드2. 아찔한 방송사고
“제가 신입 때 중계차를 타고 동물원을 가는 생방송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직접 기린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포팅이었는데 제가 직접 먹이를 주면 기린이 와서 먹어야 했거든요? 근데 리허설 때 기린과 친해지겠다고 준비해간 먹이를 다 써버리고 정작 생방송에서 줄 먹이가 없었던 거예요. 생방송 중이었는데 계속 주머니를 뒤지다가 아무것도 안 나오니까 임기응변으로 옆에서 먹이를 전해줬어요. 그런데 그 먹이를 주려니까 이번에는 기린이 도망을 가는 거에요. 도망가는 기린을 잡을 수도 없고, 기린을 부르다가 그냥 리포팅을 황급히 마쳤어요. 여러모로 아찔한 방송이었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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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
키워드3. 8년차 아나운서 만족지수
정다은은 벌써 8년차 아나운서가 됐다. 신입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중고참인 셈. 그에게 만족지수를 물었더니 의외로 높은 100점을 불렀다.
“아나운서로서 제가 좋아하는 일 재밌게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아요. 행복하죠. 신입 땐 업무량이 과부하라서 힘들었지만, 지금은 일에 익숙해졌고, 라디오 DJ로서 받는 만족감도 크거든요. 청취자와 가까이 있는 느낌이 크다고나 할까. 멀리 느껴졌던 대중이 라디오를 하니까 정말 옆에서 응원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키워드4. ‘불후의 명곡’ 섹시 아이콘?
지난달 26일 방송된 ‘불후의 명곡’에서는 틴탑 니엘, 창조와 함께 섹시한 무대를 꾸며 화제가 됐다. 연관 검색어에 ‘섹시댄스’가 뜰 정도.
“부끄럽네요. 저보다 훨씬 잘 추는 분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데요. 아마도 다른 것에 열심히 도전하는 아나운서의 색다른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 흥미를 산 게 아닐까요? 출연만으로도 정말 영광스러운 경험이었어요. 제가 거기 나간다니까 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너가?’라고 되묻더라구요. 가수들로서도 영광스러운 무대일 텐데, 노래를 못하는 제가 나갔으니까요. 그런 무대에 세워준 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준비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재미있는 도전이었고 앞으로도 그런 좋은 기회가 오면 언제든지 기껍게 도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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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
키워드5. ‘생생정보’ 안방마님
매일매일 저녁 시간대를 책임지는 ‘생생정보’의 안방마님으로서도 활약이 대단하다 하니 손사래를 쳤다.
“저와 함께 하는 두 남자, 도경완 아나운서와 조충현 아나운서가 정말 잘하죠. 저보다 후배지만 여선배를 정말 깎듯하게 모시는데, 불평조차 할 수 없다니까요? 하하. 저도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 스스로 주부화된 것 같아요. 친구들이 다 아이를 키우니까 조금은 아가씨처럼 보여야하지 않나 싶은 마음도 있지만, 오랜 자취생활 때문에 살림 노하우 등을 들으면 공감되더라고요. ‘생생 정보’로 인해 어머님 팬들도 많이 늘어났어요. 방송하는 사람으로서 매일 생방송 하면서 느끼는 스릴도 정말 좋아하고요.”
키워드6. 서른셋 여자 정다은
여자로서 정다은의 점수는 ‘90점’이란다. 이유는 결혼을 아직 못해서.
“여자로서 ‘정다은’은 취미생활 하면서 즐겁게 살곤 있지만 결혼을 못해서 감점시켰어요. 물론 결혼에 급급해서 따라갈 마음은 없지만, 요 몇 년 새 사람들이 제 결혼을 묻는 질문이 급격하게 늘어났거든요. 근데, 만나는 사람도 없어서 큰일이예요. 하하.”
[정다은은 누구?] 정다은은 198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08년 KBS 34기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가에 발을 디딘 그는 ‘생생 정보’ ‘도전 골든벨’ ‘뉴스 광장’ 등을 진행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