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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양옆 벽면까지 영상으로 쓰면 어때요?"
카이스트 출신 신입 직원의 이 아이디어가 스크린X를 탄생시켰다. "무슨 헛소리야!"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 획기적 아이디어는 CGV의 미래 먹거리 전략으로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온몸으로 영화를 체감할 수 있는 4DX와 함께 CGV가 2020년 글로벌 비전으로 내세우는 영화 플랫폼이다.
서정 CGV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청담CGV씨네시티에서 "2020년 스크린 1만개(특수 영화관 3000개 포함), 관객수 7억명 달성"이라는 글로벌 비전을 공개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 시장의 성장 덕 글로벌 영화 시장의 연평균 5.2% 지속 성장을 전망하며 내놓은 공격적인 글로벌화 계획이다.
이 중심에 CGV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4DX와 스크린X 등 특화관이 존재한다. 한국만의 남다른 기술력으로 세계 관객의 입맛에 맞는 영화관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4DX는 전 세계 35개국, 225개관을 운영 중이며, 올해 최단기간 연간 관객수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4DX는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 포맷"이라며 "이 새로운 영화 포맷에 맞는 영화를 제작해보고 싶어졌다"고 했을 정도다. 스크린X 역시 미국에서 2개관, 중국에서 5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해외 100개관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CGV는 질적으로 새로운 상영관 뿐 아니라 양적으로도 그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06년 중국 상해 글로벌 1호점을 시작으로 CGV는 미국 LA,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2015년 현재 233개 극장, 1735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문화콘텐츠 기업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CJ는 2조5000억원(CJ E&M과 CGV 합산 기준)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컴캐스트(comcast)의 72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30대 차이가 난다. CGV가 질적, 양적 모두 성장하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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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은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정책으로 문화콘텐츠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의 인터넷 업체들을 필두로 투자와 배급, 상영 사업 모두에 적극적이다. 외국 업체가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묵인하에 진행되는 모방과 중국이 자체 제작한 4DX 부류의 특화관도 CGV에는 악재다.
하지만 CGV는 기술력을 자신한다. 4DX를 이끈 최병환 Next-CGV 본부장은 "중국의 역량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겉에만 살짝 카피했다면 요즘은 어떤 면에서 우리를 추월하기도 했다"면서도 "그렇더라도 20년간 해온 우리의 경험으로부터 한 발짝, 아니 두 발짝 더 빠르게 플랫폼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토토의 작업실’과 ’찾아가는 영화관’ 등 현지 사회와 적극적인 소통을 지속해서 이어가고, 현지 영화산업에 기여하는 방법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외국 기업이 아닌 그 지역 기업처럼"이 글로벌화를 위한 CGV의 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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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는 미국 시장에 또 한 번 도전한다. 지난 2010년 미국 LA에 1호점을 낸 뒤 6년 만에 2호점을 낸다. 서정 대표는 "내년 미국 2호점을 통해 CGV는 무엇을 해도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