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토론토 영화제 선정 세계 100대 영화,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 미국 영화정보 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로튼토마토 선정 세계 100대 영화, 영화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 비평가 점수 100점이라는 이례적 기록을 세운 영화, 영화 ‘순응자’의 이야기다.
“‘순응자’는 내게 모더니즘을 잉태시켰다”(‘대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순응자’ 베르톨루치는 내게 경외의 대상이자 질투의 대상이 됐다”(‘택시 드라이버’ 마틴 스콜세지 감독) “새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언제나 스태프들과 함께 챙겨 보는 영화”(‘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조엘·에단 코엔 감독) “모든 면에서 완벽에 가까운 지점에 도달한 작품”(박찬욱 감독). 이처럼 영화계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며 극찬을 받는 ‘순응자’가 지난 28일, 46년 만에 한국 극장에서 개봉을 했다.
이토록 거장 감독들에게 회자됐던 영화가 왜 이제야 개봉을 하게 된 걸까. 영화 속 배경인 1938년은 이탈리아가 독일과 연합해서 최악의 파시즘으로 물들었던 시기. ‘순응자’가 공식적으로 외국에서 개봉했던 시기인 1970년대의 한국의 시대상에 비춰봤을 때, 한국서의 개봉이 쉬운 환경이 아니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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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응자’처럼 국내에서 개봉이 되지 않은 영화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물론 지구상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영화가 모두 개봉돼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계에서 추앙받고 있는 영화들이 아직 국내 관객들에게 소개되지 않는 사실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서 ‘순응자’에 대해 언급한 감독들은 그들의 작품에 ‘순응자’의 명장면을 오마주하거나 묘하게 닮은 부분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부2’(1974)에서는 낙엽이 흩날리는 ‘순응자’의 한 장면을 차용하기도 했고, ‘택시 드라이버’는 모호한 1인칭 시점과 표현주의 기법을 사용했다. 또한 2000년대에 큰 인기를 얻은 HBO의 드라마 ‘소프라노스’도 이 영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순응자’를 보지 못한 관객들은 그 장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개봉 영화는 단순히 ‘보여 지지 못한 영화’가 아니라, 좀 더 넓은 시각을 위해선 ‘보여 져야 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관객들을 위해 ‘순응자’를 수입, 배급한 영화사 백두대간은 미개봉 영화를 개봉한다. 미개봉 영화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재개봉 영화 또한 상영한다. 제 2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 제 4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한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핀치 콘티니의 정원‘, 1950년대 누벨바그에 반드시 포함되는 인물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와 ’쥴 앤 짐‘. 1991년 칸느 영화제에서 배우 이렌느 야코브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 감독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또 세 가지 색 시리즈인 ’블루‘ ’레드‘ ’화이트‘가 개봉할 예정이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