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린 떠나네. 추억이 잊혀지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후회하는 사이에 우리 삶이 다했네. 죽어야만 한다면 죽을 각오로 살아야 해. 모든 것을 붙잡아 그 모든 것을 희생하기 위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의미를 가지는 그곳에서,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깨닫게 되리라 -‘죽을 각오로 살아야해’ 中에서”
모차르트는 장송곡 ‘레퀴엠’을 마무리하던 1791년 12월 5일 눈보라 치는 날, 3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공동묘지에 묘비조차 없이 비참하게 묻혔으나 사후 명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그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과로 설, 살리에리의 질투에 의한 독살설과 프리메이슨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독약을 먹여 서서히 죽게 했다는 암살설 등 소문이 무성했지만 그의 죽음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아마데우스’는 인간과 신들의 질투를 받을 만큼 천재적 음악가로 살다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삶을 너무도 인간으로 그려낸 프랑스 뮤지컬이다. 모차르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던 지기스문트의 서거 후 콜로레도가 잘츠부르크의 대주교로 취임하는 시점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새로운 대주교 콜로레도는 엄격하고 권위적인 인물로 모차르트의 재능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었던 지기스문트와는 달랐다. 자유롭고 혁신적인 모차르트의 음악을 무시하고 억압한다. 그의 강압을 견디지 못한 17세의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를 떠난다. 그는 독일어로 된 멋진 오페라를 만들겠다고 결심하지만 그 여정은 고난을 넘어 가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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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도 콜로레도 대주교의 억압과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던 그는, 결국 사표를 제출한다. 오스트리아의 황제 요제프 2세는 독일어로 된 오페라의 작곡가로 모차르트를 선택하고, 그는 잠시 황금기를 맞는 듯했으나 당대 음악가들의 시기와 음모 속에서 다시금 좌절한다.
“당신의 침묵은 나를 아프게 하는 비명소리 - ’장미밭 위에서 잠들리오’ 中에서”
첫사랑에게 배신당하고, 타지에서 어머니를 여의고 ‘영혼의 안식처’인 아버지마저 죽음에 이르자 모차르트는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실의에 빠진 모차르트에 어느 날 익명의 한 남자가 찾아와 ‘레퀴엠’ 작곡을 의뢰한다. 병약해진 모차르트는 ‘레퀴엠’을 완성하지 못하고 결국 숨을 거둔다.
‘아마데우스’는 이처럼 너무나 앞서가는 음악 세계, 뛰어난 재능 때문에 혼란 속에서 살아간 모차르트의 내면에 주목한다. 한 천재 음악가가 시대와의 갈등 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에서, 쉴 새 없이 파고드는 유혹과 함정 속에서 어떻게 넘어지고 일어서는지를 상세하게 묘사한다. 가엾은 모차르트는 좌절감으로 끊임없이 고통 받다 세상을 떠나지만, 그가 남긴 음악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고 매혹적이며 강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절정의 순간에 등장하는 오페라 가수의 출연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 뮤지컬과 오페라를 환상적인 콜라보레션이 마치 하나의 화음으로 들리며 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관객의 가슴을 쥐어짠다.
단단한 캐릭터, 그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매력적인 배우들, 록 오페라로 변주된 모차르트의 음악은 현재의 우리를 매료시키는 데 충분하다.
“죽어야 한다면, 우리의 묘비에 새기고 싶다네. 우리의 미소는 죽음과 시간을 비웃었노라고. - ‘죽을 각오로 살아야 해’ 中에서”
‘아마데우스’는 도브 아띠아와 알베르 코헨이 프로듀스한 프랑스 뮤지컬의 걸작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힌다. 2010년에는 프랑스 대중음악 시상식인 NRJ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노래상, 신인상, 그룹상의 3관왕에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인정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팀이 무대에 오른다.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4월 24일까지 공연된다.
<꿀 tip!>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앙숙 아닌 친구였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가 라이벌이 아니라 동료에 가까웠다는 설이 확인됐다. 둘이 함께 작곡한 칸타타 ‘오필리아의 회복된 건강을 위하여’가 앞서 프라하 체코음악발문관에서 하프시코트로 연주됐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숨을 거두기 6년 전 두 사람과 코르네티로 알려진 음악가 등 세명이 공동 작곡한 성악곡.
둘은 한 무대에서 오페라로 맞대결을 펼친 적도 있다. 1786년 오스트리아의 빈의 쇤브룬 궁전에서 당시 황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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