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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닐로가 4월 가요계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곡 자체보다도 소속사의 독보적인 마케팅 노하우로 업계 주목을 톡톡히 받고 있다.
닐로는 지난해 10월 발매한 곡 ’지나오다’로 13일 오후 현재 멜론 등 다수 음원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성적표만 보면 새로운 역주행 스타의 탄생이라 할 만 한데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다. 그의 역주행 ’방법론’에 대한 의문 넘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곡은 최근 며칠 사이 갑자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방송 출연이나 SNS 이슈 등 이렇다 할 계기 없이 갑자기 차트에서 치고 올라왔다는 점, 그리고 음원차트 실시간 분석에서 그리고 있는 그래프의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일종의 ’작업’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소속사는 "사재기는 절대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소속사인 리메즈엔터테인먼트가 SNS 및 바이럴 마케팅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무게중심은 ’SNS 마케팅’으로 넘어갔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유력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엔터업계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종종 활용되는 방식이다. 바이럴 마케팅 역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업계에선 눈총을 사는 방식이었으나 지금은 공공연히 이용되고 있다.
이같은 방법론에 대한 업계의 찬반도 거세다. 한 음반 관계자는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엔터업계뿐 아니라 현 시점 가장 일반적이고 정석에 가까운 홍보 방식이다. (닐로의 차트 점령이)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SNS 마케팅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들도 "우리 역시 (SNS 마케팅을)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토로하는 등 방식 자체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입소문을 태우는 방법 면에서의 애매모호한 인위성을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 관계자는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엄밀히 외부적인 힘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며 위법 아닌 ’편법’성을 강조했다.
이번 닐로 논란과 관련해 소속사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대표는 "저희는 자본력이 있지도, 방송에 출연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지도 않다. 그래서 가장 효율적이고, 유일하게 대중에게 뮤지션을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뉴미디어라고 생각했다"며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저희가 생각한, 지금 이 순간의 유일한 답이었다"고 페이스북 마케팅에 대해 설명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이름 없는 가수의 음악을 한 번이라도 클릭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름 없는 가수의 음악을 끝까지 듣게 할 수 있을까 수년 동안 수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장덕철과 닐로의 음원 차트 진입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언급처럼, SNS는 미디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수 혹은 기획사에겐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접점이다. 많은 기획사들이 소속 가수를 ’띄우기’ 위해 SNS를 활용하고 있는데, 닐로의 소속사는 이를 조금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뿐이다. 인지도 면에서 거의 생소한 소속가수 반하나의 3년 전 음원을 활용, 페이스북 마케팅의 효과를 ’실험’해보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기실 SNS상 화제를 만들어내 클릭을 유도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도, 편법도 아니다. SNS 마케팅이 시대의 흐름이자 대세라는 것, 앞으로도 당분간은 마케팅 기법의 0순위로 활용될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흔한 ’입소문’을 타기까지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식이, 공급자 입장과 달리
과연 이 대표는 불법도 아니고, 편법이라 하기에도 이젠 어느 정도 대중화된 방식을 택했다 해도, 여론의 흐름을 ’조작’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있을까. 단지 너무 실험적인 방식이라 거부감이 드는 걸까.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