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외교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아세안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리커창 중국 총리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차례로 면담했는데요.
중국 정부가 청와대에 총리와 장관급의 의전을 다르게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은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어제(10일) 브루나이에서 박 대통령이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리커창 중국 총리를 각각 만난다는 사실을 청와대는 당일 오전까지 보도를 금지를 요청했습니다.
또 두 나라 환담 이후에도 정부는 외교적 관례를 이유로 환담 시간과 내용, 형식을 일절 밝히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중국측이 장관급인 케리 장관과 총리급인 리커창 총리 사이에 격을 달리해 예우해달라는 주문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중국 리커창 총리와 존 케리 국무장관을 연이어 만나면서 최대한 격에 맞는 예우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이번 동아시아 회의에서 날카로운 외교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리커창 총리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당사국간 논의를 거듭 강조하자, 존 케리 장관이 아시아 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자임하며 맞받은 겁니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외교 신경전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커, 우리 정부가 표방하는 균형 외교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번 환담 과정이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은미입니다.
영상취재 : 이권열·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