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단순 지시를 넘어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특검팀은 당시 복지부 실·국장급 간부로 근무한 인사들을 조사하던 중 '문 전 장관이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 결정을 끌어내는 데 소극적인 간부에게 퇴진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문 전 장관이 작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직후 복지부 실장이던 A 씨를 불러 청와대를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그만두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문 전 장관의 요구에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음을 직감한 A 씨는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고 한다.
A씨는 문 전 장관이 '국익'을 내세워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밀어붙이던 무렵 국민연금의 투자손실 우려를 제기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장관은 최근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특검팀은 28일 그를 긴급체포한 데 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의혹을 전면 부인해온 문 전 장관은 특검팀에 나와 조사를 받던 중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에 지시
특검팀은 문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뿐 아니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적용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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