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유엔인구기금(UNFPA)을 통한 북한 인구주택 총조사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신중 검토하기로 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정치상황과는 무관하게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견지해왔다.
4일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제기구에 대한 우리의 기금 공여 문제에 대해서 정부입장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와의 공조, 그다음에 우리 국민들의 여론 등을 감안해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함에 따라 정부가 사실상 대북 인도적 지원을 보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는 북한이 UNFPA의 도움을 받아 다음달과 내년에 각각 실시예정인 인구주택 총조사 시범조사와 본 조사에 6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대북 지원인 만큼 남북 교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북한의 인구주택 총조사는 지난 2008년에 이어 10년 만으로 북한의 전반적인 생활상을 파악하는 등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왔다.
이밖에 통일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과 영유아를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대북 인도지원을 재개하는 문제도 협의해 왔으나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중단 위기에 놓였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도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대북 문제 해결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대화'라는 표현이 이날은 빠졌다.
백 대변인은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정부가 대북제재에 치중하느냐'는 질문에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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