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잇단 사고…CCTV 없어 '발뺌'?

【 앵커멘트 】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폭행 등 각종 사건이 끊이질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CCTV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다보니 해당기관과 부모들간에 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들과 유치원 관계자 사이에 고성이 오갑니다.

당신 아이들이 7개월 동안 두들겨 맞았는데 조용히 말하겠어? 담당 교사들 오라고 해!

교사 두 명이 어린이 10여 명을 수개월 동안 때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달.

아이들이 자다가 울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엄마를 물어뜯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 겁니다.

엉덩이 이렇게 (그렇게 선생님이 때렸어?) 응. 바지 벗기고….

학부모들은 CCTV가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 아동 어머니
- "CCTV만 있었어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힘들지 않았을 거예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 것인 양 나는 손하고 엉덩이만 때렸지 다른 데는 안 때렸다…."

유치원 측도 해당 교사의 폭행 사실을 일부 시인했습니다.

▶ 인터뷰 : ○○유치원 관계자
- "(해당 교사가 폭행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도 있고요 조금 과장된 것도 있다고…."

33살 윤 모 씨는 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아들의 손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16개월 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3도 화상을 입은 건 지난 5월.

처음엔 국물통에 스쳐서 그랬다는 어린이집 원장의 말을 믿었습니다.

▶ 인터뷰 : 윤 모 씨 / 피해 아동 어머니
- "학부모 입장에서는 믿을 사람이 없잖아요. CCTV가 없는 상황에서…."

해당 어린이집은 국통을 실수로 손에 얹었고 경황이 없어 잘못 이야기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의무는 아닙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폭행과 안전사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국 유치원 7천여 곳 가운데 CCTV를 설치한 곳은 5천여 곳에 이르고, 어린이집은 4천여 곳으로 10%에 불과합니다.

올초 아동 보육 시설에 대한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교사들의 인권침해 논란에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