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진실] '유책주의 vs 파탄주의' 끝나지 않은 논쟁

* 대담자 : 김영미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김주하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간통죄가 사라졌듯 유책주의가 아닌 파탄주의도 언제 받아들여질지 모릅니다. 오늘 판결의 의미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를 맡고 있는 김영미 변호사 모셨습니다.

유책주의는 잘못한 배우자가 이혼 청구를 못 하게 하는 것이고, 파탄주의는 이미 끝난 가정은 헤어지는 게 맞다고 판결하는 것인데 변호사님은 어떤 쪽이십니까?

(김영미 변호사)
저는 완전한 유책주의는 아니고요. 성격차이로 혼인이 파탄된 경우까지 꼭 유책성을 따져서 이혼 청구권을 주기보다는 그런 경우에는 이혼을 허용하되 외도나 폭행을 한 배우자가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불허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파탄주의가 가미된 유책주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주하 앵커)
가미된 것도 가능하군요. 대법원이 이번에 유책주의를 유지한 가장 큰 핵심적인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영미 변호사)
잘못을 저지른 배우자에게 이혼 청구권을 주는 것은 상대방 배우자나 그 자녀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불허해야 된다고 본 것 같습니다.

(김주하 앵커)
이혼소송. 사실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고 있고 저도 그랬었는데. 이혼소송을 좀 정리해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뉘잖아요. 이혼할 수 있는 여부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양육권 그리고 재산 분할을 어느 정도 하느냐. 보통 우리가 생각할 때는 이혼 여부에 있어서 잘못한 사람이 재산분할에서 불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김영미 변호사)
네. 지금 유책성 여부가 반영돼서 금전적으로 배상하는 것은 위자료 부분입니다. 유책 배우자는 상대방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줘야 하는 것이고, 재산분할은 그것과는 무관하게 형성과 유지에 기여도가 누구에게 있느냐만 따지기 때문에 유책 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재산분할을 일정 부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주하 앵커)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위자료 부분. 물론 위자료가 3천만 원 최대 5천만 원 이런 얘기가 있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큰 액수일 수 있겠지만 몇십 억 거부들은 사실 그게 별것 아니거든요. 어떻게 보면 5천만 원 주고 딱 이혼을 해버릴 수 있는. 그래서 저는 그 위자료 부분도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김영미 변호사)
아무래도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혼을 많이 고려해볼 수는 있겠죠. 현재 유책 배우자의 경우에는 위자료 판결만 받지 재산분할에 있어서는 자기 권리는 다 찾아올 수 있거든요. 재산분할에 이어서도 페널티를 준다고 하면 당사자 입장에서도 이혼을 좀 더 고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주하 앵커)
그런데 사실 결혼이 유지되는 게 반드시 돈만, 재산만 갖고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다른 이유도 있을 텐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서로의 가정이 이미 끝났다는데도 가정을 유지하라고 또 법원에서 명령한다는 것도 사실 앞뒤는 안 맞는 것 같은데요.

(김영미 변호사)
이혼을 하지 않으려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부부가 오랫동안 별거 상태이긴 하지만 혼인을 유지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회적인 이목도 있고 자녀 교육이라든지 혼인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꼭 혼인이 파탄됐다고 해서 이혼을 허용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김주하 앵커)
유책주의의 문제 중 하나가 서로 잘못을 들춰내야 하잖아요. 있지도 않은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럼 진흙탕 싸움이 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영미 변호사)
비단 유책주의뿐만 아니라 파탄주의의 경우에도 상대방의 그런 문제점이라든지 유책성을 드러내기 위해서 진흙탕 싸움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당사자 입장에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유책성을 드러내야만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김주하 앵커)
유책주의든 파탄주의든 법정에서 싸움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다. 제가 사견을 많이 넣어서 질문 드린 건 아닙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