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2’는 방송이 아니라 심사를 보는 느낌이라 출연을 하게 됐어요. 가수기도 하고 제작자를 해보기도 했고 프로그램 자체도 ‘착한 오디션’이라는 점에서 선택을 하게 됐죠. 사실은 비슷한 시기에 ‘나는 가수다’ 섭외도 들어왔는데 ‘덜 떨리는 거 하자’는 기분에 출연하기로 한 것도 맞고요.”(웃음)
이승환의 심사평은 분명 폐부를 파고드는 날카로움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쾌하다. 이 같은 이승환의 심사위원으로서 매력은 다소 경직될 수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자유롭고 분방한 재능의 발현 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힘을 가진다.
“네 명의 멘토 중 나 혼자 진지하지 못하고 농담을 던지는 상황이 종종 만들어지긴 하죠. 사실 이 프로그램이 예능이길 원해요. 출연자들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음악이 인생에 전부면 너무 재미없지 않나요. 지나치게 치열하게 음악을 하는 게 정말 도움이 될까요? 음악이 정말 압박이 되고 일이 된다면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죠.”
하지만 그런 이승환에게도 부담이 되는 부분은 있다. 이제 멘티를 뽑아 가르쳐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
“하루종일 자유롭게 함께 연습할 밴드가 있고, 연습실이 있고, 지누씨나 정지찬씨 처럼 함께 도와줄 훌륭한 뮤지션들이 있어요. 어떤 걸 가르쳐야 할 지도 미리 구상해 놓고 있고요. 잘 가르칠 자신은 분명 있죠. 하지만 ‘위탄1’처럼 방송이 끝난 후에 멘티들을 제가 거둘 수 있을까요? 거기에서는 분명 아니라고 하고 미리 말하고 싶네요.”
실제로 이승환은 1집부터 자신의 앨범을 직접 제작한 제작자다. 앞서 언급한 지누, 정지찬 뿐 아니라, 이소은, 하루, 시데리끄 등이 드림팩토리 소속이었다. 더 클래식(김광진)의 앨범도 이승환의 회사를 통해 나왔다. 가수 뿐 아니라 배우 김정화, 박신혜, 김시후 등도 소속돼 있었다. 실제 제작자로서 경력과 역량은 현재 심사위원 누구보다도 오래됐고 탁월하다. 하지만 2005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기 시작해 2009년 기존 매니지먼트 및 공연사업, 교육사업 등을 모두 정리한 상태다.
“솔직히 말하면 엔터 사업이라는게 내가 너무 상처받는 일이었어요. 그닥 행복한 일은 없지만 이 사업을 하면서 풍파에 휩쓸려야 한다는게 쉽지 않았죠.” 그는 자신의 앨범을 만들고 공연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저도 17번 기획사에서 퇴짜 맞고 ‘그냥 내가 앨범 만들고 말지’라는 생각에 제작을 하게 된 거예요. 저 같은 친구들이 많더군요. 실력이 기가 막힌데 오디션은 고사하고 실용음악과도 떨어진 친구들도 있어요. 잠재력이 있는 친구들이 많이 참여한 것만은 분명해요.”
끝으로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 Mnet ’슈퍼스타K3’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재미있더라고요. 편집이나 구성은 분명 노하우가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하지만 ‘위탄2’는 ‘슈스케3’에 비해 착한 오디션이 맞죠.” 심사위원들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였다. “음악적으로는 우리가 디테일이 더 있지 않나요?”
한편 이승환은 12월 23일 부터 25일까지 3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에서 ‘공연지신’(公演之神)이라는 타이틀로 단독공연을 연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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