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고 바르고 성실한 초등학교 선생님 준수(이승기 분). 호감 가는 외모와 안정적인 직업에도 그는 매번 100일도 못 가 여자들에게 차인다. 그런 준수에게는 애인은 아니지만 업어주고 놀아주며 뒤치다꺼리 하는 친구 현우(문채원 분)가 있다. 18년째 그녀의 뒤에 서서 지켜보던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그녀로 인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 ‘오늘의 연애’.
[MBN스타 여수정 기자] 2004년 ‘내 여자라니까’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승기는 누나 팬들을 향한 거침없는 사랑 고백으로 연하남의 진면목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누나에게 당당하게 “내 여자라고. 너라고 부르겠다”고 애절한 듯 강하게 말하는 이승기 덕분에 연상연하 커플도 늘었을 것이다.
그 후 꾸준한 앨범 발매로 가요계를 빛냈다. 선배이자 스승 이선희로부터 검증된 노래 실력과 서글서글한 인상, 웃으면 쏙 들어가는 보조개, 엄친아 포스를 풍기는 이미지 등이 이승기의 매력도를 높였다.
가수로서 어느 정도의 입지를 굳힌 이승기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출연해 노래도 잘하면서 웃기도 하고 연기까지 되는 가수로 큰 호감을 샀다. 꽤 괜찮은 연기력 덕분인지 오히려 가수보단 배우가 더 어울렸고 무대에선 그의 모습이 낯설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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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한 지 어느덧 11년째인데 영화는 처음이니까 새내기다. (웃음) 부담감과 걱정이 많았지만 반응이 좋아 즐겁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오늘의 연애’ 속 모습이 가장 이승기스러운 것 같다. 사실 알만 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난 생각보다 남자답다. 때문에 나의 남자다운 모습을 강인한 역을 통해 대중에게 보여주고도 싶지만 그냥 지금 이 상태도 좋다. 언젠가는 그런 강한 역을 맡을지도 모르니까. 조급해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오늘의 연애’ 박진표 감독님의 이승기 활용도가 빛났다. 정말이지 나의 매력을 100%다 뽑아주셨다.”
분명 엄친아인데 2%의 허당기로 웃음을 선사하는 이승기표 준수 덕분에 현실 어딘가에 준수같은 남자가 있을법하다. 거기에 ‘썸’과 ‘남녀 사이의 우정’을 주 소재로 삼았으니 대중의 공감과 관심을 단연 높을 수밖에. 때문에 ‘오늘의 연애’는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로맨틱 코미디 중에서 독보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시작이 좋아도 정말 좋다.
“정말이지 영화 늦둥이고 영화로서는 대중성을 입증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관객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어 즐겁다. 안심이 된다.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출발이 좋아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트랜드한 작품을 해서 기분이 좋다. (웃음) ‘구가의 서’를 했을 땐 초등학생 팬이 ‘강치 형아’라고 불렀었고 ‘너희들은 포위 됐다’ 당시에는 ‘대구. 대구’로 불렀다. 늘 맡은 캐릭터로 불리곤 했는데 이번에도 ‘준수’로 불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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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처음이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의 공이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됐다. 드라마와 달리 한방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내더라.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이 저조하면 다음 회를 통해 역전할 기회가 있다. 반대로 영화는 한 번에 모든 게 끝나니 수없이 고민하고 긴장하게 됐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이 영화의 매력인 것 같다. 주로 바른 이미지로 대중을 만났으니 기회가 된다면 사이코패스 등 강한 역을 맡고 싶다. 스스로도 무서울 것 같다. (웃음) 내안의 무엇인가를 깨워서 이승기가 보여줄 수 있는 악역을 대중에게 선사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아무래도 이승기의 본업은 가수다. 물론 지금은 가수와 배우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모두 잘하면 금상첨화지만 가수 이승기로 대중을 만나기 위한 고민도 있을 터. 더욱이 2012년 발매한 ‘숲’ 후 오는 3월 새 앨범으로 가요계에 컴백한다.
“무대 위에 섰을 때의 어색함 보다는 10년 이상 음악을 해오면서 대중에게 가수 이승기를 각인시킬만한 게 무엇이 있나 고민한다. 늘 음악에 대한 고민이 있다. 3월에 앨범이 나올 예정이고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니 기대해도 좋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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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순조로운 시작을 알린 이승기가 직접 밝히는 데이트 무비 ‘오늘의 연애’의 매력은.
“우선 사랑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 ‘썸’에 대한 새로운 결말을 원한 관객들은 영화의 결말에 당황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과정이 공감되고 현실적이라 누구나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데이트 무비답다. 자이로드롭 장면 역시 자칫 유치해보일수도 있지만 로맨틱하고 신선하다. 물론 높이 올라갔을 때 내가 느낌 공포심이 카메라에 오롯이 담기지 않아 아쉽지만 해당 장면을 촬영한 이로서는 정말 공포의 깊이를 말로 다 할 순 없다. (웃음)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 사진=곽혜미 기자,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