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내가 튼 음악에 관객들이 즐거워하고 음악으로 함께 소통할 때 좋다. 이때 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곤 하는데 기분이 정말 좋더라. (웃음)”
클럽이나 길거리, 방송에서 안 들어본 이가 없을 정도로 대중에게 친숙한 ‘빠세’. 듣기만 해도 온몸이 반응하는 리듬과 중독성 강한 후렴구가 귀를 자극한다. 쉴 틈 없는 빠세의 반복이 돋보이는 곡은 ‘쇼 미 유얼 빠세’(Show Me Your BBA SAE)다. 흔히 외국 곡으로 알고 있지만 이 곡을 탄생시킨 이는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DJ’ 한민이다.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클럽에서 DJ로 활약한 한민은 2012년 1집 앨범 ‘크레이지 러브’(Crazy Love)를 발표, 좀 더 관객과의 거리를 좁혀왔다. 그 후 ‘567 가자’(567 GAZA) ‘풋 유얼 폰스 업’(Put Your Phones Up) ‘인 마이 하트’(In My Heart) 등 개성이 넘치다 못해 흘러내리는 곡을 발표했다. 그 중 ‘쇼 미 유얼 빠세’를 통해 매우 가깝게 관객과 소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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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뉴타입이엔티 |
“난 음악을 만들거나, 틀 음악을 짤 때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같이 재미있게 놀지라는 생각을 한다. ‘쇼 미 유얼 빠세’는 물론 ‘567 가자’도 마찬가지다. 행사 차 많은 지역을 다니면서 곡에 대한 소스를 얻는 편이다. 프로듀서 일에 대한 기술의 습득은 하면 늘지만 중요한 건 어떻게 잘 활용하는 거다. 풍부한 지역 경험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법을 쌓아온 것 같다.”
“곡 제목도 지역 경험을 토대로 짓곤 하는데 ‘쇼 미 유얼 빠세’의 경우 빠세가 스포츠 선수들이 기합으로 사용하는 단어더라. ‘567 가자’의 경우 1, 2, 3, 4는 흔하니 색다르게 5, 6, 7을 넣은 것이다. (웃음)”
다양한 지역으로 행사를 다니면서 쌓아온 경험을 십분 활용한다는 DJ 한민은 지난 달 24일 안산 대부도에서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레드 스테이지에서 돈 스파이크와 결성한 DJ유닛 ‘액소더스’(AXODUS)로 첫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반갑게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유도하는 등 남다른 무대매너를 보였고 등장과 동시에 현장을 ‘대부도 클럽’으로 변화시키기도 했다.
특히 액소더스의 첫 데뷔 무대인만큼 시종일관 신나는 분위기가 이어졌고, 샤이니 키의 지원사격을 받은 데뷔곡 ‘홀드 온’(Hold on), 아이비와 함께한 ‘더 우먼’(THE WOMAN) 등을 공개하며 제일 먼저 관객과 소통했다.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을 위한 인트로도 준비해갔다. 우리는 더블 DJ라 생소했을 것이다. 우린 라이브와 디제잉 둘 다 되는 DJ유닛이다. (웃음) 첫 데뷔 소감은 정말 좋았다. 다들 무대에 앞서 걱정이 많았는데 만족스러웠다.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한 번 음악의 힘을 느꼈다. 물론 액소더스로서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는 있지만 난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에 더욱 재미있을 것 같다. 돈 스파이크는 능력이 많은 사람이다. 나 역시 욕심이 많아 앨범 안에 들어간 악기 구성을 빼서 실제로 무대에서 연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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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뉴타입이엔티 |
DJ 한민에게 ‘쇼 미 유얼 빠세’는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결정적인 이유이다. 노래가 많은 사랑을 받으니 그에게도 관심이 쏠린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무작정 좋기만 한 곡도 아니다. 안타깝게도 ‘쇼 미 유얼 빠세’를 뒤잇는 한민의 히트곡은 없었고 관객에게 좀 더 익숙한 건 ‘기승전 쇼 미 유얼 빠세’였다.
“창작의 고통은 늘 있고 ‘쇼 미 유얼 빠세’ 이후의 압박감도 있다. 나 스스로 같은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야 되는가, 마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그러나 난 새로운 시도를 원하고 늘 열린 마음이 있기에 또한 좋은 시기에 국내 대표 EDM 레이블을 목표로 설립된 ‘뉴타입이엔티’를 만나 함께 작업해 좋다. ‘쇼 미 유얼 빠세’ 후 어떤 음악적 새로움을 추구할까 고민 중이다. 스스로가 그 곡을 넘는 게 목표 같다. 우선 데뷔곡인 ‘홀드 온’이 이를 뛰어넘을 것 같다. (웃음) 이젠 혼자가 아니기에 개인적으로 할 수 없었던 것들, 관객과 한층 가까워지는 걸 이번기회에 더 잘 하게 됐다. 혼자일 때보다 관객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식이 좀 더 고급스러워진 것 같다.”
DJ 한민은 ‘쇼 미 유얼 빠세’ 그 이상의 곡을 만들어야 된다는 압박감이 컸던, 음악적으로서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지금의 회사를 만났고 DJ유닛으로까지 데뷔하게 됐다. 때문에 스스로 운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운을 잡을 수 있는 것도 실력이고 뉴타입이엔티 관계자의 눈에 띈 것 역시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 무대 위 자신만만하던 DJ 한민은 겸손했고, 자신뿐 만 아니라 자신의 노래를 듣는 모든 이가 그저 그 순간만큼은 즐거웠으면 좋겠단다.
“내가 만든 노래를 좋아할 때 정말 기분이 좋다. 내가 직접 내 앨범을 내기 전에는 다른 이들의 음악을 틀었다. 그러나 직접 앨범을 낸 후 내 곡을 틀곤 하는데 이때부터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진 것 같다. 과거엔 사람의 수에만 신경 썼는데 지금은 10명이든 1명이든 중요한 게 아니라 음악을 소개하고 한 분이라도 즐기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더라. 그냥 내 노래를 알아주고 기억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한민 씨가 만든 노래가 정말 좋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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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뉴타입이엔티 |
“DJ로만 활동했을 때 영화나 드라마 속의 스토리를 짜듯 그날의 분위기와 관객의 호흡에 따라 음악을 틀었다. 내가 튼 곡에 관객들이 즐거워하며 플레이어로서 정말 좋다. 그 모습을 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곤 하는데 그때의 기분은 정말 잊을 수 없다. 프로듀서를 하면서 스튜디오 작업을 할 때는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내가 이 곡을 완성해서 라이브로 관객에게 들려준다면 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를 생각하면 지루할 틈이 없다. (웃음) 곡 중에 ‘풋 유얼 폰스 업’이란 노래가 있는 중간에 자신의 휴대전화의 불을 켜고 왼쪽, 오른 쪽 흔들어달라고 한다. 이때 내가 의도한대로 따라오면 정말 짜릿하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난 DJ로서의 음악적 재능을 자랑하기보다는 함께 노래를 통해 즐겁게 소통하는 걸 우선시한다. 같이 논다는 게 매우 중요하며 난 단지 플레이어로서, DJ로서 제대로 노는 걸 보여주는 것뿐이다. 서로 존중하고 융합하고 사랑하는 게 EDM의 시초이다.”
시작은 ‘쇼 미 유얼 빠세’였지만 꾸준히 자신의 ‘흥’을 음악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DJ 한민. 게다가 ‘홀드 온’의 인기도 남다른 상황이라 액소더스와 더욱 친근해질 한민이 기대된다.
“난 좋은 타이밍에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작업해왔던 것 같다. 이를 토대로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나 역시 신기한 일투성이다. 최근 몇 년간의 일이 꿈만 같다. 난 늘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DJ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음악을 준비할 때도 어떻게 하면 더 잘 놀까 이 생각뿐이다. (웃음) 평화롭고 재미있게 놀고, 융합하자는 EDM의 의미답게 음악을 선택하고 만들 예정이다. 사랑을 나누고 싶다. (웃음)”
“한편으로는 DJ를 향한 대중의 편견과 맞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활동하는 곳이 클럽이고 밤이며, 술도 있기에 DJ는 문란하다는 이미지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DJ로 활동하기 전에는 나 역시 평범한 일과를 즐긴다. 이는 다른 DJ도 마찬가지다. DJ를 향한 좀 더 긍정적인 시선과 액소더스의 횡보 등에 애정 어린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