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I 공동취재단 |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변하지 않고 의지하는 기둥이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중 엄앵란의 말”
고(故) 신성일의 아내인 영화배우 엄앵란이 눈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죽어가면서도 영화만 생각했던 사람”이라며 추모했다.
엄앵란은 4일 오후 2시 5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신성일의 빈소 앞에서 딸과 함께 남편이자 동료였던 고인을 추억했다.
그는 “고 신성일은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만 생각했고, 죽어가면서도 영화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라며 “이렇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좋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성일은 '가정남자'가 아니라 '사회남자'였다”는 그는 “일에 미쳐 집안은 내게 맡겼고, 그래서 역할들을 소화할 수 있었다. 이 남자는 사회적이었고 일밖에 모르는 남자였다. 늘그막에 함께 재밌게 살려고 했는데 내 팔자가 이렇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면서도 “존경할만 해서 55년을 함께 살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남긴 말은 ‘수고했고 고맙고 미안하다’였단다. 엄앵란은 “딸이 신성일에게 ‘아버지,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전할 말 없느냐’고 물었더니 ‘참 수고했고 고맙다고 해라. 미안하다고 해라’고 말했다더라”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저승에서는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순두부 같은 사람 만나 구름 타고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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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I 공동취재단 |
이후 두 사람은 확연히 다른 생활 습관, 그리고 신성일의 외도 문제로 별거에 들어갔지만 이혼은 하지 않았다. 파란만장한 이들의 이야기는 각종 방송을 통해 전해졌고, 2015년 엄앵란이 갑작스러운 유방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20여 년 넘게 집을 나간 신성일은 돌아왔다. 엄앵란이 수술부터 회복하는 과정에까지 그 옆을 지킨 것.
이후로도 두 사람은 떨어진 채로 각자 생활했지만 서로에 대한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지며 영화인장으로 거행된다. 발인은 오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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