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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안철수 물러가라”, “배신자” 등의 고성을 지르며 몰려들어 국민의당 측 사람들과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해 = 이충우 기자] |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모식에 안철수 대표가 입장하자 일부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항의했다. 안 대표가 차에서 내리자 한 지지자는 “지역감정 조장하는 안철수, 전라도나 가라”며 고성을 질렀다. 또 다른 지지자는 “새누리당을 욕해야지 새누리당한텐 뭐라 못하면서 형제한테 그러면 어쩌냐”고 따지기도 했다. 안 대표가 지난 2012년 대선 때 투표 이후 미국행 비행기를 탄 것을 문제삼으며 “선거 하루만에 외국 가는 놈이 어딨냐”고 욕하기도 했다.
추모식 행사를 관리하던 노무현 재단 관계자들은 “욕하지 마라. 흥분하지 말라”고 분위기를 가라앉히려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다소 상기된 표정의 안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당선자의 안내로 권양숙 여사와 만난 뒤 추모식에 정상적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등 야권 대권주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권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밖에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야3당 지도부와 당선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등은 불참했다.
지난해 추모식에서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참석자들로부터 물병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주최측이 사전에 ‘자제령’을 내린 덕분에 지난해보다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마쳤다는 평가다. 안철수 대표를 제외하면 정 원내대표와 현 정무수석 등 여권 인사들은 별다른 충돌없이 행사를 끝낼 수 있었다.
지난해 추모식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날 선 비판’을 했던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도 이날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차분하게 발언을 마쳤다. 건호씨는 인사말에서 “추도식에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분, 김대중 전 대통령 유족분들과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다양한 추모행사를 자발적으로 준비해준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노씨는 지난해 추모식에서 “전직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선거판에서 피 토하듯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면서 행사에 참석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정면 공격한 바 있다.
이날 행사에서 정치권 대표로 추도사에 나선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야권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추도사에서“우리의 책무가 역사를 전진시키는 것이라면 우리는 김대중과 노무현을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나의 아집과 행동이 단합을 해치고 갈등을 가져오지 않았나 자성해야 하며 핵심은 단합과 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2005년 국회의원 재선거 때 노 전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보내 열린우리당 입당을 권유한 적이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정책과 지향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양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었다”며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서 정 원내대표는 “생각을 같이했던 달리 했던 대통령은 큰 역사고 큰 의미”라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대통령 문화를 정착시킬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도 추모식에 앞서 부산에서 최고위회의를 열고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고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었으나 구 시대의 막내가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큰 울림 주는 말씀”이라며 “노 대통령께서는 이익지향적인 권력의 자리를 찾아가는 정치를 하지 않았다. 그 분은 가치 지향적인 시대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치를 하셨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서 안 대표는 “그러나 그 뜻을
[박승철 기자 / 우제윤 기자 / 봉하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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