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섀넌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은 14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만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는 "한국 시민은 물론 주한미군을 지키기 위한 무기체계"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드 배치가 한미동맹의 의미와 함께 2만 8천여 명의 '주한미군 보호'라는 미국의 이익이 걸려있는 중요 현안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섀넌 차관은 이날 임 차관과 협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임 차관에게) 한국 국민 뿐만 아니라 주한미군과 중요한 안보 파트너의 보호에 대한 공약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섀넌 차관이 밝힌 내용은 한미간 공통된 입장"이라며 과대 해석을 경계했다.
외교부는 이날 약 1시간가량 진행된 양국 외교 차관 협의가 끝난 뒤 배포한 보도자료에 사드 관련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양국이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재와 대화를 활용해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감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핵의 근원적 해결 전략'이란 포괄적 협의 내용만 공개한 것이다.
섀넌 차관은 사드 논의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추가 질문에 "양국은 안보와 사드 배치에 있어 철통같은 동맹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이 모두 만족할 방향으로 사드 관련 대화를 이어갈 것이며 오늘 대화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섀넌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는 양국 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은 글로벌 차원의 동맹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모두에게 대단한 방문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외교부 소식통은 "섀넌 차관은 미 국무부 서열 3위 인사로 정상회담을 앞두고 방한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사드와 북핵 등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에 대한 포괄적이고 심도있는 협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섀넌 차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방한한 트럼프 행정부 고위급 인사다. 지난달 중순 방한했던 매튜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문 대통령을 접견하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사드 문제를 협의했다. 정 실장은 당시 포틴저 보좌관에게 "사드 배치는 국회
섀넌 차관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석방 소식에 대해선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평양에 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웜비어가 가족과 재회할 때가지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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