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KBS 드라마는 지난 한해 저조한 시청률로 몸살을 앓았다. MBC와 SBS가 번갈아가며 화제작을 만들어낼 때, 경쟁권 밖으로 밀려난 것은 물론이고 꼴찌를 독차지한 것.
KBS 월화극은 약 1년 가까이 부진을 겪어왔다. 지난 해 2월 방송된 ‘블러드’는 5%내외 시청률로 부진을 겪었다. ‘너를 기억해’는 수사로맨스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장나라라는 시청률 흥행카드를 내세웠음에도 4~5%대를 전전하며 조용히 퇴장했다. 이는 ‘별난 며느리’, ‘발칙하게 고고’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발칙하게 고고’는 첫 방송은 2.2%를 기록하며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그중 소지섭-신민아의 ‘오마이비너스’가 1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다.
수목극 사정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복면검사’, ‘어셈블리’ 등 장르적 특색이 강한 소재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포커스를 맞췄으나, 성적은 암담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왕의 얼굴’ ‘장사의 신-객주’등이 겨우 10%내외를 넘나들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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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6년만큼은 승기를 잡겠다는 일념 하에 ‘태양의 후예’를 내놨고,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태양의 후예’는 그리스에서 진행한 대규모 해외로케 등 '블록버스터 드라마'를 표방하며 KBS 최고의 기대작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군에서 제대한 송중기의 복귀작이자,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송혜교의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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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더욱이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까지 흥행 불패의 신화 김은숙 작가는 작품에서 드러나듯 전 연령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는 로맨틱 드라마의 강자다. 각기 다른 위치에 있는 남녀 주인공이 호흡을 맞추고, 가슴 뛰는 상황을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은 것. 그러나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 늘어갈수록 ‘자기복제’라는 비판도 항상 뒤 따랐다. 로맨틱 드라마의 전형적인 이야기 얼개와 그 지점에서 파생되는 분위기가 비슷하며,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김 작가는 ‘태양의 후예’ 제작발표회에서 “자기복제는 매일 따라다니는 평가다. 벗어나려고도 노력하지만, ‘그냥 내가 잘하는 걸 열심히 하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한다. 다른 어떤 것 보다 로코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태양의 후예’는 내가 쓴 작품 중 최고의 판타지 드라마일 것이다. 총을 든 군인, 메스를 든 의사 등 무거운 소재지만, 자기 일을 사명감 있게 열심히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행보가 최고의 판타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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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새로이 출범하는 두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 시작되면 월화극의 판도나 시청률 또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BS 계속되는 부진을 통해 지난 해 뼈아픈 성장통을 겪었다. 부진이 장기화되자, KBS 드라마에 대한 이미지 자체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태양의 후예’가 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도 지고 있다.
KBS가 이번엔 치열하게 이어지는 시청률 싸움에서 확실한 승기를 거머쥘 수 있을까. 만반의 준비를 마친 KBS가 지독한 부진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오후 10시 첫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