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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잡고 살자, 나는 희망을 잡고 살아.”
먹먹함을 넘어 막막하다. 여성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자신의 삶 그 자체로 전한 메시지, 그것을 담은 영화 ‘김복동’을 보고난 느낌이다. 그녀가 남긴 숙제, 우리는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할까.
영화 ‘김복동’은 아픔이자 위로이자 영웅이었던 김복동 할머니의 27년간의 투쟁을 날것의 형태로 우직하게 담아낸다. 지금까지도 과거의 끔찍한 과오에 대해 전혀 사죄하지 않은 일본 정부, 영화 속에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로 분노를 일으킨 박근혜 정부 그리고 불의에 대항한 어린 학생들, 무엇보다 온 몸으로 한 평생을 투쟁하고 진정한 평화를 외친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그린다.
지난 92년부터 올해 1월 그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단순히 피해자로서의 모습만이 아닌 진정한 인권운동가, 평화활동가로 활약한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통해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하는, 그리고 반드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에 대해 다시금 고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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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코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될 희망을 위한 싸움. 우리 모두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여전히 끝나지 않은 투쟁이 안타까움과 씁쓸함을 자아내는 가운데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끝가지 싸우다 갈 거야. 여러분도 함께 싸워주세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는 그녀의 말이 가슴을 더 뜨겁게 깊이 파고든다.
영화는 고인에 대한 진심어린 추모를 담은 한편, 시의성 있는 주제와 현재 진행형 사건이라는 점에서 더 깊은 의의를 갖는다.
여전히 사죄하지 않고 오히려 종군위안부는 역사 날조라고 주장하는 일본에 맞선 현재 진행중인 싸움 속에서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단 21명 뿐. 영화가 끝난 뒤 일본에 대한 분노나 우리 정부에 대한 배신감, 피해자들을 향한 안타까움 보다 ‘끝까지 싸워달라’던 김복동 할머니의 당부가 더 강렬하게 귓가에
한편, ‘김복동’은 ‘자백’ ‘공범자들’에 이은 뉴스타파의 3번째 작품으로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8월 8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