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로맨틱 코미디의 주연이 배우 하지원과 이진욱이었다. 게다가 흥행작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을 만든 조수원 PD가 메가폰을 쥐었다. 대만의 인기드라마 ‘아가능불화애’를 리메이크해 극 전개도 탄탄할 터였다. 그러나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이하 ‘너사시’)은 이런 기대요소에도 결국 ‘그저그런’ 주말극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16일 오후 방송된 ‘너사시’에서는 최원(이진욱 분)과 오하나(하지원 분)의 결혼과 임신으로 해피엔딩을 맞았다. 결말마저도 지극히 평범한 선택이라 보는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애초 ‘너사시’는 제작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아온 로맨틱 코미디물이었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로맨스물이 제대로 흥행하지 못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모처럼 단비를 내려줄 것이라는 예측도 쏟아졌다.
‘흥행퀸’ 하지원과 매력남 이진욱이 합세한 것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었다. 연기력은 이미 정평이 난 두 사람인지라 ‘케미(케미스트리 준말)’에 대한 걱정은 애시당초 크지 않았고, 하지원이 오랜만에 어깨 힘을 빼고 돌아온 작품이라 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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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제공 |
조수원 PD의 빠른 컴백도 화제거리였다. 애초 ‘피노키오’를 흥행시키며 명감독으로 자리잡은 만큼 오랫동안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SBS 주말극장을 되살릴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여기에 윤균상, 추수현 등 ‘조수원 사단’이 합류해 작품에 대한 재미를 높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빛 좋은 개살구’였던 것일까. 제작단계부터 조수원 PD가 하차와 재합류를 반복하는가 하면, 작가진이 두 차례나 바뀌면서 보는 이를 불안하게 했다. 첫 방송 전 민효정 작가에서 정도윤·이하나 작가로 바뀌더니, 지난달 11일방송분에는 작가팀 가일(지고 지순 인해)의 이름이 엔딩 크레딧에 오르면서 내부 불협화음을 내비쳤다.
작가 교체의 여파는 고스란히 작품에 전달됐다. 보는 사람이 답답할 만큼 남녀주인공의 진도가 나가지 않아 시청률은 한지리 수에서 오르지 않았고, 임팩트 없는 전개로 ‘지지부진하다’는 평까지 들어야 했다. 더불어 현실밀착형 로맨스라는 의도와 달리 시청자에 공감대 형성에도 실패하며 ‘비운의 기대작’으로 남아야만 했다.
하지원과 이진욱의 달콤한 ‘케미’도 드라마를 살리진 못했다. 아무리 좋은 배우들이라 할지라도 극 자체가 재미없다면 힘쓸 수 없다는 진리를 제대로 보여준 사례였다.
한편 ‘너를 사랑한 시간’ 후속으로는 김현주, 지진희, 박한별 주연의 ‘애인있어요’가 22일 오후 10시부터 방송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