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월화극 대첩’이 다시 발발했다. 이번엔 ‘의학물’의 역습이다.
지난 20일 오후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스’와 KBS2 새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는 한날한시에 출발했다. 과거 SBS 드라마 ‘딴따라’와 KBS2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함께 시작했던 것과 똑같다. 그 때와 다른 건 ‘딴따라’,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함께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월화극 대첩’에 ‘몬스터’는 의연하다. 배우들은 “우리는 아마 그 두 드라마가 끝날 시점에도 몇 회 남아있을 것이다. 또 새로운 작품들을 맞이해야 할 입장”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동시간대 작품들과 ‘경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50부작이라는 긴 회차를 보면 이들의 목표는 ‘경쟁’보다는 ‘완주’에 있는 것이 이해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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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확실히 긴장을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닥터스’가 첫 방송에서 이미 10%대 고지를 넘었다. 전작들의 경쟁에서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10.1%로 첫 방송을 시작했는데, ‘닥터스’는 무려 12.9%를 찍었다. 확실히 출발선이 다르다.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또한 동시간대 3위인 ‘뷰티풀 마인드’에도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뷰티풀 마인드’는 일단 시청률 흥행보증수표 장혁이 등장하고, 브라운관과 충무로가 탐내는 신인배우 박소담이 주연을 맡았다. 첫 회에서는 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시청률 반등 조건들이 충분한 드라마다.
게다가 ‘몬스터’는 이미 25회를 진행한 ‘중견 드라마’다.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이 꽤나 높다. 8~9%대 정도의 기본 시청률이 있다고는 하나, 지금이야말로 시청률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이미 진행된 사항들이 꽤나 많아 ‘긴 호흡’ 자체가 약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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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몬스터’가 여유로운 이유가 있다. 일단 ‘몬스터’는 크게 주인공 강기탄(강지환 분)의 복수, 그리고 강기탄과 여주인공 오수연(성유리 분)의 사랑 이야기로 나뉜다. 가장 큰 적은 변일재(정보석 분)고, 강기탄과 오수연의 사랑을 방해하는 자는 도건우(박기웅 분)다. 인물 구조가 명확하게 나눠져 있고, 복수극이란 특성상 큰 스토리 흐름은 복잡하지 않아 새로운 시청자들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거기에 역량이 뛰어난 배우들이 적재적소 배치돼 있고, 속도감도 있다. 이 점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보고 다시 안 보는 사람은 없다”는 말을 나오게 만드는 것. 다소 올드하지만 익숙한 복수극이란 장르도 넓은 시청층을 아우를 수 있는 ‘미덕’ 중 하나다.
또한 ‘뷰티풀 마인드’와 ‘닥터스’가 똑같은 의학물이라는 것도 ‘몬스터’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같은 의학물이다보니 분명 피로감을 느끼는 시청자가 생길 것이고, ‘몬스터’는
동시간대 1위는 뺏겼지만, ‘몬스터’에겐 아직 갈 길이 멀다. ‘의학물’의 역습을 잘 이겨내고 ‘몬스터’만의 자리를 잘 지킨다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과연 ‘몬스터’는 월화극대첩의 전쟁 2막을 잘 치러낼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