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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바하`에서 그만의 박 목사 역을 완성한 배우 이정재.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즐기는 데다 노력까지 하니 나날이 신뢰가 깊어진다. 톱스타의 위치임에도 매번 도전을 두려워하는 법이 없다. 어떤 작품이든 (작품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그의 진가는 단연 빛난다. 오컬트 적 매력을 입힌 종교 스릴러 ‘사바하’(감독 장재현)로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배우 이정재(47)의 귀환이다.
‘도둑들’, ‘암살’, ‘신과 함께’ 시리즈까지 장르와 캐릭터 불문 중독성 짙은 강렬한 연기로 ’콰트로 천만배우’에 등극한 이정재가 5년 만에 ‘사바하’를 통해 현대극으로 돌아왔다. 신흥 종교를 쫓는 박목사 역을 맡은 이정재는 “장재현 감독에 대한 신뢰가 워낙 컸다. 전작 ‘검은 사제들’과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독특하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캐릭터 역시 기존의 어떤 목사와도 달랐기 때문에 흥미로웠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한동안 시대극, 판타지를 해와 그런지 현대극을 하고 싶었어요. 주로 강렬한 캐릭터만 해서 그렇지 않은 캐릭터도 하고 싶었고,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갈증이 컸죠. 그 때 만난 게 ‘사바하’였어요. 기존과는 다른 걸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죠.”
묵직함 보다는 가볍고 재기발랄한 ‘박 목사’로 분한 그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점차 내면의 고뇌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이정재는 목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능글맞음과 신선한 분위기에 특유의 카리스마, 그리고 섬세한 감정선을 입혀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했다.
“감독님의 지시 아래 저만의 해석과 고민들을 적절히 섞어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던 것 같아요. 관객 분들에게 하나씩 설명하고 단서를 하나씩 조합해나가면서 풀어가는 역할이라 일종의 ‘화자’예요. 영화 내에서 박목사와 그 주변 인물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신들의 긴장감을 어느 수위, 어느 정도의 강도로 밀어서 관객 분들에게 정확히 잘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미스터리 스릴러란 장르를 해본 적이 없다보니 내가 연기를 이 정도까지 하는 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뒤따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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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재는 `사바하`에서 함께한 박정민 진선규 이다윗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그는 “평소 워낙 좋아하는 배우들이기도 하고 ‘저 사람들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함께 한다고 했을 때 너무나 반갑고 즐거웠다. 현장 호흡도 아주 좋았다”며 “나 역시 저 친구들 같은 자신만의 것, 어떤 뚜렷한 색깔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라. 무서운 에너지를 지닌 친구들이었다”고 거듭 칭찬했다.
“저 역시 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예전에 했던 표현 방법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나만의 무엇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저도 모르게 나올 때도 있죠. 그래서 현장에서 모니터를 열심히 하는 편이고 스스로 진부해지지 않으려고 돌아보고 고민을 많이 해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연기라는 말을 새삼 느껴지는 요즘이죠.”
연이은 대박에 흥행 부담도 있을 터. 그러나 그는 덤덤했다. “수치적 결과를 떠나 완성도에 대한 믿음,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 ‘하길 잘 했다’는 마음 뿐”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초반부 안개 속 미스터리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다소 어렵게 느끼시진 않을까 걱정되긴 했는데 후반부 20분이 워낙 확실하게, 그러면서도 먹먹하게 잘 마무리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어요. 종교적 색체가 진해 오해의 소지도 있을 법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완성작을 보시면 이견 없으실 거라고 믿고요. 오히려 어떤 믿음을 가진 종교인이라면 우리 영화를 더 좋아하실 것 같아요.(웃음)”
속편에 대해서는 “워낙 탐정 수사물 같은 느낌이 짙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그러면서 “우리끼리 이와 관련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래도 실현 가능성은 흥행 성적에 어느 정도 달려 있긴 하겠지만 만약 제작된다면 개인적으로는 기쁘고 반가울 것 같다. 매력적인 캐릭터이기
‘검은 사제들’로 강렬한 존재감을 알린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 목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지난 20일 개봉,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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